"람보르길리 터보 엔진 점화, 전부 각오해"… 김길리, 1500m서 '대회 2관왕' 정조준
파이낸셜뉴스
2026.02.19 08:00
수정 : 2026.02.19 09:22기사원문
'막판 2바퀴의 기적'… 람보르길리, 폭발적 스퍼트로 金 견인
혼성계주 불운·1000m 아쉬움 훌훌… "모든 액땜은 끝났다"
화룡점정 찍은 김길리의 '한방'
"개인전 노골드는 없다"… 주종목 1500m서 대회 2관왕 정조준
[파이낸셜뉴스] 드디어 예열은 끝났다. '람보르길리'의 터보 엔진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김길리(성남시청)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로 금메달을 확정 지으며, 이번 대회 최고의 히로인으로 떠올랐다.
대회 초반은 '불운' 그 자체였다. 혼성계주에서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에게 휩쓸려 넘어지며 억울하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단순한 탈락을 넘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훌훌 털고 일어선 1000m 개인전에서는 값진 동메달을 따냈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금메달 기회에서 선두 싸움에 밀렸고, 김길리 특유의 압도적인 스피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김길리는 김길리였다. 여자 3000m 계주 결승은 그가 왜 '차세대 여제'로 불리는지 증명한 무대였다.
이날 경기의 숨은 수훈갑이 네덜란드의 '꽈당'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낸 맏언니 최민정의 노련함이었다면, 승부의 마침표인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김길리의 질주였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길리는 남은 2바퀴에서 기어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앞서가던 이탈리아를 순식간에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리가 알던 그 폭발적인 스피드, '람보르길리'의 귀환이었다.
이제 김길리의 시선은 남은 단 하나의 종목, 여자 1500m를 향한다. 상황은 긍정적이다. 계주 금메달과 1000m 동메달을 목에 걸며 "반드시 따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 부담감을 내려놓은 김길리의 스케이팅은 더욱 무서워질 전망이다.
게다가 1500m는 최민정과 함께 김길리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주종목이다. 외신들 또한 이번 대회 개막 전부터 김길리의 1500m 우승 확률을 가장 높게 점쳐왔다.
대한민국 쇼트트랙은 역대 올림픽에서 개인전 '노골드'에 그친 적이 없다.
만약 김길리가 남은 1500m마저 놓친다면 한국 선수단의 성적과는 별개로 쇼트트랙 종목 자체의 자존심에 생채기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해 보인다. 예열을 마친 터보 엔진은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네덜란드의 잔드라 벨제부르다. 이번 대회 500m와 1000m 챔피언이다.
시련을 딛고 일어선 김길리가 1500m 제패를 통해 대회 2관왕에 등극하며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밀라노의 빙판 위로 쏠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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