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짜리 아파트 사는 최가온, 금메달 딴거 자랑하면 안되나요?"
파이낸셜뉴스
2026.02.19 14:24
수정 : 2026.02.19 15:26기사원문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 입주민들이 내걸은 '축하 현수막'
'금수저' 논란에 철거.."서사 깨졌다" VS "가치 다 똑같아"
[파이낸셜뉴스] 사상 첫 설상 종목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자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인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최가온(18·세화여고) 선수가 난데없는 '금수저'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우승한 최가온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금메달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린 뒤 시작됐다.
금수저 논란 부른 '원펜타스 현수막'
현수막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고가 아파트 단지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입구다.
지난 1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입주민 일동 명의로 “래미안 원펜타스의 자랑, 최가온 선수! 대한민국 최초 설상 금메달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 사진이 게시됐다.
그 동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나오면 출신 학교나 지자체, 거주지 등에선 축하 현수막을 내걸고 일정 기간 게시해 왔다. 그러나 래미안 원펜타스의 최근 실거래가가 알려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해당 아파트는 기준 전용 79㎡(24평형)가 34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전용 200㎡(약 60평형)는 90억~110억원, 전용 245㎡(74평형)는 120억~150억원대 매물이 형성됐다.
최가온은 해당 단지 인근 세화여중을 졸업하고 강남 8학군 명문으로 알려진 세화여고에 재학 중이다.
"금수저라 땄다" 평가절하에..."배 아픈건 못참는 사람들" 반박글
논란이 된 현수막은 현재 철거된 상태다.
16일 X(옛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아파트 단지 입구에 걸렸던 최가온의 금메달 축하 현수막이 현재는 보이지 않는다는 목격담도 이어졌다.
현수막 사진은 물론 최가온 선수의 친구들이 마련한 축하 선물 사진까지 공유되면서 '금수저가 자랑이냐'는 일부 악성 민원이 구청에 제기되자 결국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 소식이 전해진 뒤 의견은 반으로 갈렸다. "최가온의 금메달 서사가 박살 난 이유는 그가 금수저였기 때문"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금수저가 모두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는 없다"며 최가온 선수의 노력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뉴스1을 통해 한 시민은 "고등학생인 최가온 선수가 사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최 선수 금메달을 축하한다고 현수막을 걸었고, 친구들이 축하 선물도 마련해 사진도 올라왔었다"며 "그런데 무슨 100억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금수저 자랑질을 하느냐고 사람들이 구청에 계속 민원을 넣어 결국 현수막이 내려갔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은 "100억 원대 아파트에 사는 금수저가 금메달을 땄다고 서사가 만들어지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있는 집 자식들은 실패해도 금세 일어설 수 있기 때문에 실패를 딛고 일어선 이야기가 크게 와닿지 않는다"고 평가 절하했다.
온라인도 다르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가난한 사람이 금메달을 따면 전 국민 대영웅 서사시가 되고 부자인 사람이 금메달을 따면 유전무죄 무전유죄 취급을 받는다"며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사람들의 특징 아니냐. 운동선수들이 따는 메달도 자산 보유 정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희한한 세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설령 진짜 금수저라 한들 뭐 문제될 게 있나"라며 반문한 뒤 "금수저가 딴 메달이 서민이 딴 메달보다 가치가 낮아지는 것도 아니고"라고 했다.
반대로 "부모의 지원이 없었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겠냐", "아파트가 계급인 한국사회에서 계급 최상층 사람들이 자기들 계급을 드러내는 것이, 선수 본인의 성공담을 희석할 것이라는 생각 정도는 했어야 한다고 본다"는 부정적 의견도 있었다.
"재산 비교하는 병".. 아파트값이랑 연관짓는 세태 비판도
금메달과 금수저를 연관 짓는 세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저런 게 소재거리가 될 만큼 우리나라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재산 비교하는 병이 걸린 거 같다" 등의 반응이 올라오기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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