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대낮 볼링이 '역량 강화'?…패딩 구매에 1000만원 쓴 부산 구의원들

파이낸셜뉴스       2026.02.23 11:00   수정 : 2026.02.23 11:15기사원문
작년 의장협의체서 돌려받은 450만원 사용
'깜깜이 세금' 6000만원 부적절하게 사용 논란
대전 들린 김에 지역명물 '성심당'서 40만원 결제
공무원 숙박 경비 규정도 어기며 세금 '펑펑'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부산지역 기초의회 대부분이 공무국외연수 계획을 취소한 대신 부산시구군의회의장협의체를 통해 되돌려 받은 부담금(세금)을 볼링게임 등 여가활동에 쓰거나 패딩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9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적절한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 기초의회 의원 출마 예정자의 '자질 검증'을 보다 꼼꼼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지역 16개 기초의회 중 영도구의회를 제외한 모든 기초의회에서 의장협의체의 역량강화 지원금을 사용했다.

앞서 지난해 의장협의체는 기초의회 의원 간 단합을 위해 워크숍을 계획했다. 비용은 각 의회가 매년 의장협의체에 회비 명목으로 내는 부담금 1000만원으로 충당하려고 했다.

하지만 16개 구·군의회 전체 의원(182명) 일정을 조율하기 힘들다고 판단, 각 의회에 부담금 1000만원 중 450만원을 지원금으로 '처음' 지급, 자체 계획 수립 후 사용할 것을 격려했다. 그야말로 '깜깜이 예산'인 셈이다.

■평일 대낮 볼링에 130만원…세금을 상금으로

지원금은 곧 세금이다. 하지만 일부 의회는 '역량 강화'라는 목적을 빌미로 여가 활동을 즐기는 데 세금을 사용했다. 대표적으로 사상구의회다. 지난해 6월 평일 대낮에 구의원과 의회사무국 직원들은 볼링을 치는 데 130만원을 썼다. 높은 점수를 낸 의원과 공무원 상대로 많게는 10만원, 적게는 2만원 등 총 30만원의 혈세를 상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의회는 스트레스 해소와 조직의 활력 높이는 데 성과가 있었다고 자찬했다.

금정구의회는 해운대구의 전망대 '부산엑스더스카이' 입장료와 요트투어를 위해 73만 원을 사용했다. 북구의회는 강원도 영월로 워크숍을 떠나 래프팅하는 데 약 42만원을 썼다. 낙동강에서 수상레저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레포츠를 체험했다고 북구의회 측은 해명했다.



■임기 6개월 앞두고 혈세로 패딩 구매

세금으로 옷을 구매한 의회도 있다. 사하구의회는 임기를 6개월 앞둔 지난해 말 등산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 패딩 16벌을 사기 위해 전액을 썼다. 한 벌당 28만1250원이다. 부산진구도 같은 브랜드의 거위 점퍼를 구매했는데, 424만3200원을 지급했다. 해운대구의회는 '디스커버리' 등산복 구매에 222만원을 집행했다.

식비를 과다 지출한 사례도 있다. 강서구의회는 지난해 해양수산부 부산 통합 이전 촉구를 위해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했는데, 대전에 들러 지역명물 베이커리 '성심당'에서 40만원어치의 빵을 구매했다. 1시간여 뒤 점심으로 36만원을 지급하면서 빵을 식사 대용 구매한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연제구의회는 벤치마킹을 위해 영덕군을 방문한 김에 홍게 등 해산물을 먹는 데 지원금의 절반 이상인 264만원을 썼다. 벤치마킹 관련 지출 내역은 전시관 입장료 8만8000원이 유일하다.

■숙박 경비 규정도 어겨

공무원의 숙박 경비 규정을 어기기도 했다. 서구의회는 지난해 10월 27일부터 이틀간 벤치마킹을 위해 경북 포항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431만원을 썼는데, 비용의 절반에 가까운 200만원을 숙박비로 사용했다. 객실 한 개당 25만원을 주고 8개를 빌린 것이다. 연수에는 의원 4명과 공무원 7명이 참석했는데, 공무원은 규정상 1인당 1박에 7만원까지만 숙박비가 지원된다.
이에 의회 측은 "경주 APEC 기간과 겹치는 바람에 7만 원으로 묵을 수 있는 방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수영구의회는 벤치마킹을 위해 제주도로 떠났는데, 다른 의회와 달리 세부명세 영수증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공무국내 연수를 빙자해 개인의 옷을 구매하고 여가 활동에 세금을 썼다는 건 공직자로서 청렴하다고 볼 수 없다"며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게 있다면 징계 등의 조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huni@fnnews.com 백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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