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단체, 尹 무기징역에 "내란 인정 환영하지만 죄 비해 형량 가벼워…제도개혁 필요"
파이낸셜뉴스
2026.02.20 17:56
수정 : 2026.02.20 18:29기사원문
尹 "계엄선포 진정성 지금도 변함 없어...구국의 결단"
[파이낸셜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가운데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인정한 재판부 판단을 일제히 환영했다. 다만 법정 최고형이 선고되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며 정치권의 내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20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헌정 질서 파괴에 사용한 행위는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부정한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이 반성하거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을 비판하며 "끊임없이 갈라진 국론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민주주의를 훼손한 책임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역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던 노동자와 시민의 준엄한 판결이며 권력이 헌법 위에 설 수 없다는 민주공화국의 원칙을 재확인한 판결"이라며 12.3 비상계엄을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으로 규정한 재판부 판단을 인정했다.
다만 "무기징역은 저지른 죄악에 비해 가벼운 형량이자 내란에 대한 최소한의 사법적 단죄"라며 "권력형 범죄의 실체가 축소되거나 단죄 범위가 협소하게 한정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내란을 옹호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정치적 선동은 단호히 단죄돼야 한다"며 "다시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권력이 등장하지 않도록 사회·제도적 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참여연대는 재판부의 내란죄 유죄 판단에 대해 "역사적 단죄인 동시에 민주주의 파괴 시도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며 "헌법과 법률, 엄정한 증거에 비춰 볼 때 당연한 결론"이라고 했다. 그러나 "계획이 치밀하지 못했다는 등 내란 과정에 대한 판단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다른 재판부가 계엄이 실패로 돌아갔고 유혈사태가 없었던 것은 시민의 비폭력적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 임무수행 덕분이었음을 강조한 것과 비교된다"고 초범·고령 등을 일부 감형 사유로 설명한 점을 질타했다.
이어 "내란의 진상을 명확히 규정하고 역사적 성격을 밝히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여전히 위로부터의 내란을 사전에 막고 통제할 수 있는 장치는 마련되지 않았다. 국회는 형사재판과 별도로 독립적 조사기구를 설치하고 '내란 종식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헌법을 유린하고 군대를 동원해 국민의 대의기관을 짓밟으려 했던 헌정 파괴 행위에 대한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귀결"이라며 "'성경을 읽는다고 촛불을 훔치면 안 된다'는 재판부의 일갈은 피고인 측이 그동안 계엄의 동기라고 내세운 궤변을 단호히 배격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2·3의 친위 쿠데타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는 현행 제왕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 정치권은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도록 제도 정비에 즉각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변호인단 공지를 통해 "제 부족함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많은 좌절과 고난을 겪게 해 드린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비상계엄을 선포한 판단과 결정은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었다. 그 진정성과 목적에 대해서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국가를 위한 구국의 결단을 내란 몰이로 음해하고 정치적 공세를 넘어 반대파의 숙청과 제거의 계기로 삼으려는 세력들은 앞으로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밝혔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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