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원 관세 위법 판단…1750억달러 환급 절차 ‘불투명’

파이낸셜뉴스       2026.02.21 03:56   수정 : 2026.02.21 03: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약 1750억 달러에 달하는 관세 환급 방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환급 절차가 장기화될 경우 통상 정책과 기업 비용 구조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경제 비상권한법을 근거로 부과된 관세가 위법이라고 판시했지만 이미 징수된 관세를 정부가 어떻게 환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지 않았다.

환급 문제는 향후 미 국제무역법원(CIT)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현재 관세는 통상 수입업자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보증금을 설정하고 추정 관세를 선납한 뒤, 정부가 약 314일 이후 최종 관세를 확정하는 '청산' 절차를 통해 정산된다. 과납 시 환급, 부족 시 추가 납부가 이뤄지는 구조다. 수입업자들은 대법원 심리 기간 동안 최종 관세 확정 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국제무역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법조계와 통상업계에서는 환급 절차가 상당한 행정적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대 의견을 낸 브렛 캐버노 대법관도 판결의 단기적 파급 효과가 클 수 있다며 환급 절차가 '매우 복잡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수입업자들이 제기한 환급 소송은 1000건을 넘어섰으며 추가 소송이 급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무역법원은 지난해 12월 최종 관세 확정 결정을 재개하고 이자를 포함한 환급을 명령할 권한이 있다고 판단한 바 있어 대규모 환급 절차의 법적 기반은 일정 부분 마련된 상태다.

다만 환급은 일괄적으로 이뤄지기보다 개별 소송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법률 전문가들은 광범위한 기업을 포괄하는 집단소송이 성립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며 미국 통상법상 수입업자는 환급 청구를 위해 2년 이내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은 특히 중소 수입업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수천 달러에 달하는 소송 비용과 법률 비용 부담 때문에 환급 청구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관세 부담 역시 대형 기업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업체에 더 크게 전가돼 왔다는 분석이다.

환급금의 실제 수령 주체를 둘러싼 추가 분쟁 가능성도 변수다.
환급은 '수입자 기록상 주체'를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관세 비용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기업과 법적 수입 주체가 다를 경우 계약 관계에 따라 별도의 법적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의 기록 관리 시스템 개선으로 환급 규모 산정 자체는 과거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통상 단체들은 서류 심사 강화와 행정 절차로 인해 실제 환급까지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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