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외교부 공동주최로 새 도약
파이낸셜뉴스
2026.02.21 12:40
수정 : 2026.02.21 12:40기사원문
6월 24~26일 개최… ‘분열된 세계, 협력 재구상’ 대주제
제주도 주최 국제행사 넘어 글로벌 정책 플랫폼 전환 시험대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외교부와 공동주최 체제로 전환되며 위상 강화에 나선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26년 제주포럼을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제주해비치호텔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외 주요 국제행사 일정 등을 고려해 국내외 주요 인사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조정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포럼부터는 외교부가 공동주최 기관으로 참여한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외교부장관이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아 총괄 운영한다.
지방 주도 국제행사에서 중앙정부와 협업하는 구조로 전환되는 셈이다.
■ 제주포럼 20년 성과와 과제
제주포럼은 2001년 ‘제주평화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초기에는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안보 협력을 중심 의제로 삼았으나, 2011년 제10회 포럼부터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경제·기후·개발 협력 등으로 논의 범위를 확대했다.
이후 동북아 다자협력과 글로벌 현안을 다루는 국제 공론장으로 기능해 왔다.
전·현직 정상급 인사와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참여하며 ‘세계평화의 섬 제주’ 이미지를 강화하는 상징적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중·일 협력, 북핵 문제, 기후변화, 개발 협력 등 주요 현안을 지속적으로 다뤄 외교 담론의 연속성을 유지해왔다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행사 중심 운영 구조, 정책 환류 체계의 제한성, 의제의 지속 관리 부족 등은 한계로 지적돼 왔다.
세션별 논의가 실제 정책 결정 구조로 연결되는 구조적 장치가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외교부 공동주최 전환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 제주포럼을 상징적 행사에서 정책 연계형 플랫폼으로 격상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 5대 핵심 의제… 안보부터 AI·글로컬 외교까지
이번 포럼의 대주제는 ‘분열된 세계, 협력의 재구상(Reinventing Cooperation in a Fragmented World)’이다.
국제질서가 다극화·분절화되는 환경에서 갈등 관리와 협력 복원의 최소 공통분모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제주포럼은 안보·경제·기술·지속가능성·지방외교를 포괄하는 5대 핵심 의제를 설정했다.
전통 안보에서 디지털 거버넌스, 기후와 에너지 전환, 지방정부의 국제 역할까지 의제 범위를 확장해 ‘분열의 구조’를 다층적으로 진단하고 협력의 재구성 가능성을 탐색하겠다는 구상이다.
첫 번째 의제는 강대국 전략경쟁 속 평화와 안보 협력이다. 미·중 경쟁이 구조화된 국제질서에서 중견국과 소규모 국가들이 전략적 선택 공간이 축소되는 이른바 ‘샌드위치 딜레마’에 직면한 현실을 반영한다.
위기관리 메커니즘과 신뢰 구축, 다자안보 체계 복원을 통해 안정 질서의 기반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둔다. 사이버·우주 등 신흥 안보 영역까지 논의 범위를 확장한다.
두 번째는 경제·교육·기후·에너지 전환을 통한 공동 번영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제 블록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포용적 성장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주요 과제로 설정한다.
교육 혁신과 인재 양성을 미래 성장 동력과 연결하는 구조적 접근도 포함된다.
세 번째는 AI와 디지털 혁신 시대의 글로벌 거버넌스다. AI 기술 확산에 따른 규범 공백과 국가 간 격차 심화 문제를 다룬다.
AI 윤리, 공정한 데이터 접근, 디지털 공공재 개념을 중심으로 국제 협력의 틀을 재정립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네 번째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국제행동이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다자주의 회복과 국제기구의 역할 재정립이 주요 논점이다.
기후·보건·성평등 등 분야별 협력 모델을 통합적으로 논의한다.
다섯 번째는 글로컬 시대 지방의 역할이다. 국제질서가 다층화되는 흐름 속에서 지방정부가 기후 대응, 에너지 전환, 문화 교류 등 분야에서 새로운 외교 행위자로 부상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중앙 외교와 지방 외교의 협력 모델을 시험하는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주포럼의 5대 의제는 안보에서 경제·기술·지속가능성, 지방외교로 이어지는 단계적 구조를 갖는다.
국제질서의 분열을 야기하는 안보 긴장을 출발점으로,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전환, AI 규범 공백 문제를 차례로 짚는다.
이후 SDGs 실행과 지방정부 역할 확장을 통해 협력의 실행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상징적 담론을 넘어 정책 연계 가능성을 높이려는 설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 정책 연계 여부가 관건
제주포럼은 분열이 구조화된 시대에 협력의 가능성을 재탐색하는 국제 공론장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다만 향후 논의가 실질적 정책 환류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설계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기존 한계를 반복할 가능성도 있다.
외교부 공동주최 전환이 제주포럼을 지방 기반 국제행사에서 글로벌 정책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외교부와의 공동주최를 통해 보다 내실 있는 국제포럼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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