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확대에도 정부, 대미 투자 그대로 유지

파이낸셜뉴스       2026.02.22 14:02   수정 : 2026.02.22 14:47기사원문
대법원 판결에도 3500억달러 투자 계획 유지
트럼프 15% 관세 인상 선언…정부 “협의 계속”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한국 정부는 상호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약속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는 일단 계획대로 추진할 전망이다. 미 사법부 최종 판단으로 상호관세는 무효가 됐지만 한국이 먼저 나서서 대미 투자 수정을 요구하는 등의 행위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미 투자 관련 일정을 차질 없이 밟아간다는 계획이다.

2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1일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현재 추진 중인 대미 투자 프로젝트 후보 선정 절차를 멈춤 없이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대미 투자를 위한 기금과 기구 마련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지만 신속한 대미 투자를 위해 투자 후보 프로젝트 검토를 위한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이행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의 투자 속도에 불만을 표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우회하고, 사업성 있는 현지 투자 프로젝트를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후보 검토에 착수한 것이다.

연방대법원 판결 직전에는 박정성 산업통상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실무단이 지난 주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미 상무부 등 관계자를 만나 대미 투자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국회도 대미 투자를 위한 투자기금(펀드) 조성 및 투자위원회 구성 등 법적 근거를 담은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일정 역시 기존 계획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전날 미 연방대법 판결 직후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는 예정대로 오는 24일 입법공청회를 개최하고 특벌법 제정을 위한 절차를 변함 없이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처럼 대미투자를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은 한국이 먼저 나서서 수정이나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의 행위가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과 대만 등 한국과 비슷한 대미 통상 환경에 놓인 국가들 역시 이번 판결에도 대미 투자 계획을 수정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글로벌 관세'를 10%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바로 다음 날 이 관세를 10%에서 1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관세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관세법 338조, 수입 라이선스 수수료 등을 거론하며 앞으로 더 많은 관세를 거두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연방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대미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기존 합의를 수정하려 시도한다면 오히려 더 큰 비용을 치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방대법원 판결에 대한 미 행정부 대응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대법 판결에도 한미 간 관세 합의 이행과 관련한 협의는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업부는 23일에도 김정관 장관 주재로 민·관 합동 대책 회의를 열어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따른 국내 업종별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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