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원래 나쁜아이"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제자, 학대한 교사...항소심서 배상 판결
파이낸셜뉴스
2026.02.24 10:14
수정 : 2026.02.24 10: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에게 폭언을 이어가며 아동학대 혐의로 처벌받은 교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민사항소1부(이지현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피해자 A씨와 그의 부모가 교사 C씨와 충북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4일 파악됐다.
당시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학급 반장이었던 A씨는 평소 또래 친구들을 괴롭힌다고 여긴 같은 반 B씨에게 절교를 선언했다. 이에 B씨의 부모가 학교에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항의하자, 담임교사 C씨는 A씨의 의견을 묵살하고 한 달 넘게 폭언을 이어갔다.
C씨는 A씨에게 "너희는 학교폭력의 가해자다. 소풍 가서 놀 자격도 없다. 피해자처럼 당해봐야 한다", "너는 원래부터 나쁜 아이다"라고 폭언했다.
A씨가 거듭 억울함을 호소하자 "말대꾸하지 마라. 싸가지가 없다", "무조건 사과하고 인정하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점차 조퇴와 결석이 잦아졌던 A씨는 이듬해 6월 학교에서 투신해 크게 다쳤다. C씨는 아동학대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2022년 항소심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A씨 측은 C씨와 충북도를 상대로 1억2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C씨 기소 시점인 2019년 1월을 손해 인지 시점으로 보아 민사 제기 시점이 단기 소멸시효 3년을 넘겼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이를 뒤집었다. 재판부는 "C씨가 형사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었기 때문에 원고로서는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학대 행위의 위법성을 확신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소멸시효 기산점은 형사재판 판결 확정일 무렵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학대 행위가 투신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해 C씨 측이 A씨에게 위자료 700만원, 부모에게 각 1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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