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독립과 지방이전 추진하자

파이낸셜뉴스       2026.02.24 18:10   수정 : 2026.02.24 18:10기사원문



코스피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며 이재명 정부가 목표로 했던 5000을 훌쩍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임기 내 7000 달성도 가능할 것이다. 대형주 위주의 코스피와 달리 중소형 벤처기업이 몰려 있는 코스닥도 모처럼 크게 상승했으나, 상승 폭은 코스피에 못 미쳤다.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기업 주식은 투자자들에게 일종의 열등재로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코스닥은 1996년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고위험 벤처기업이 주식공개를 통해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외시장으로 출범했다. 출범 초기에는 한국거래소와 분리 독립되어 한국증권업협회가 운영했으며, 나스닥처럼 증권사들이 직접 호가를 제시하는 딜러 중심 시장이었다. 코스닥 지수는 제1차 벤처붐과 더불어 1999년 2561까지 상승했다가 곧바로 이어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로 2002년 443까지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이용호, 진승현 게이트 등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이 터지고 작전세력이 판을 치면서 시장은 신뢰를 잃었다. 이에 노무현 정부는 벤처 건전화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을 통합했다. 그 결과 현재 코스닥은 상장요건, 공시규정, 매매 시스템 등이 거래소 시장인 코스피와 동일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이 거래소에 통합되면서 혁신적인 벤처기업의 자금조달과 성장이익을 실현하는 장이 아니라 코스피의 '2부 리그'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코스피 진입에 실패한 기업들이 머무는 시장이고, 코스닥에 있던 기업도 성장해 주가가 오르면 코스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코스닥은 출범 이후 20여년간 주가지수가 기준점인 1000에 훨씬 못 미쳤으며, 최근 들어 1000 이상으로 회복했지만 시가총액은 전체 주식시장 대비 14%에 불과하다.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코스닥이 나스닥과 같이 기술혁신기업에 대한 투자시장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코스닥이 코스피의 2부 리그가 아니라 스타트업이 증권형 토큰(STO) 발행 등 혁신적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주식뿐만 아니라 벤처투자펀드, 벤처지주회사,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액셀러레이터 등 벤처 생태계에 자금을 공급하는 다양한 기구의 상장과 투자유치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등록과 거래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

코스닥의 차별화와 독자적 발전을 위해서는 설립 당시의 철학으로 되돌아가 거래소로부터 분리 독립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이 코스피와 코스닥을 분리 운영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의 안은 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각각 독립된 사업부 형태로 운영하자는 안이다.
바람직하기로는 각각 별개의 회사로 지배구조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다.

나아가 정부가 추진하는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발맞춰 코스닥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도 필요하다. 수도권에 집중된 벤처와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방으로 확장해 부울경,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에서도 창업과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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