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치는 국가에 더 높은 관세"… 트럼프 '징벌적 관세' 경고

파이낸셜뉴스       2026.02.24 18:12   수정 : 2026.02.24 19:29기사원문
동맹국, 통상압박에 대책 고심
EU 비준 보류·인도 방미 연기
美민주 "관세 연장 저지할 것"
관세 전액 환급 법안도 발의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1977년 제정)을 근거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리면서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국가는 미국과 체결한 무역합의의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반면 민주당은 관세 환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합의 뒤집으면 더 높은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터무니없는 대법원 판결을 이용해 '장난'을 치려는 어떤 나라든지, 특히 수년, 심지어 수십년 동안 미국을 '갈취해온' 나라들은 최근에 합의한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관세, 그리고 그보다 더한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무역합의를 체결한 국가들이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기존 합의를 번복하려 할 경우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해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과 무역합의를 체결했다. 기존에 발표한 고율 관세를 낮춰주는 대신 미국 직접투자 확대,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공급망 재편 협력, 전략산업 분야 투자 확대 등을 약속받은 바 있다.

■EU 비준 연기·인도 방문 연기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일부 국가에서는 다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EU는 이날 미·EU 무역합의 비준을 전격 연기했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는 "관세 혼란 속에서 법적 명확성이 확보될 때까지 표결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체결된 합의에 따라 EU 수출품에는 15% 관세가 적용되고, EU는 미국산 산업재와 일부 농산물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15% 글로벌 관세를 재도입하면서 합의 이행의 안정성이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EU는 투자와 교역의 예측 가능성 확보를 요구하며 회원국 및 유럽의회와 대응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인도 협상 대표단 역시 23일부터 사흘간 예정됐던 방미 일정을 연기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양국이 향후 관세 관련 상황 평가를 마친 뒤 일정을 다시 조율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인도 대표단은 무역협정 문구를 최종 확인할 계획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을 통해 인도산 수입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8%로 낮추고, 25% 추가 관세는 철폐할 방침이었다.

■민주당 "1750억달러 전액 환급"

민주당은 전선을 확대 중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연장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슈머 대표는 소셜미디어 X에 "상원 민주당은 올여름 트럼프 관세(122조)가 만료될 경우 이를 연장하려는 어떤 시도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관세 전액 환급' 입법 카드를 꺼내들었다. 환급 대상 규모는 1750억달러(약 23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상원 민주당 의원 22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IEEPA에 근거해 부과했다가 대법원에서 위법 판단을 받은 관세 수입을 180일 이내 이자까지 포함해 전액 환급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번 입법은 대법원이 IEEPA 관세를 무효화하면서도 환급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 지침을 제시하지 않고 하급 무역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낸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민주당은 행정부 판단에 맡길 경우 환급이 지연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론 와이든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물가 인상을 유발하는 무역·경제 정책을 견제하겠다"며 "가장 시급한 조치는 중소기업과 제조업체의 주머니로 돈을 되돌려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하급 법원의 판단을 따를 것"이라며 "결론이 나오기까지 수주 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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