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들 숨은 빚 수십조" 경고에 AI 위험론 다시 고개
파이낸셜뉴스
2026.02.24 18:16
수정 : 2026.02.24 18:16기사원문
"데이터센터 부채, 회계상 은폐"
무디스, 신용등급 재평가 예고
'관세 악재' 겹쳐 기술주 하락
인프라 투자 지출 급증 우려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분석 보고서에서 AI 빅테크들이 미 일반회계규정(GAAP)의 허점으로 인해 사실상의 부채를 교묘하게 숨겨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는 AI 데이터센터 임대와 관련한 규정이 그 허점이다.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 임대 갱신에 드는 비용이나 갱신을 하지 않아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장부에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 수십조원
GAAP는 임대 갱신이 '타당하게 확실(reasonably certain)'해야만 장부에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통상 70% 이상의 확률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다. 또 임대 미갱신으로 발생하는 '잔존가치 보증(RVG)' 비용은 발생 가능성이 '높음(probable)'일 때에만 기록하면 된다. 확률이 50%를 넘으면 높다고 본다. 일부 기업들은 비교적 단기로 임대 계약을 맺는 대신 계약을 갱신하지 않아 데이터센터 가치가 하락할 경우 그 차액을 보상해주겠다는 보증을 서기도 한다.
또 메타플랫폼스, 오라클 등 상당수 기업들은 외부 투자자들의 돈으로 만들어진 '특수목적법인(SPV)'을 이용해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신용평가사와 투자자들 눈에는 이들 SPV의 데이터센터 임대 장기 비용은 사실상 부채이지만 장부에 부채로 표시되지 않는다. 무디스는 데이터센터 핵심 부품 수명이 보통 4~6년이라며 임대 연장 여부는 하이퍼스케일러가 하드웨어에 추가 투자 의향이 있는지에 달려있기 때문에 빅테크들은 임대 갱신을 '타당하게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장부에 기입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프스케일러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확보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막대한 AI 투자의 위험성이 장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 AI 거품이 꺼지거나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숨겨져 있던 수십조원의 부채가 한꺼번에 수면 위로 튀어 오르면서 주가 폭락 방아쇠가 될 위험도 높다. 이날 뉴욕 증시의 기술주들은 미 행정부의 추가적인 글로벌 관세 부과와 무디스 경고가 겹치며 된서리를 맞았다.
■빅테크들, 인프라 지출 급증
한편 올해 주요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면서, 리스크도 그만큼 커질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지난해 보다 1400억달러가 증가한 최대 6500억달러(약 940조원)의 투자가 예상된다. 외신들은 같은 날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어츠의 연구를 인용해 '하이퍼스케일러'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 아마존, 메타 4개 기업의 AI 투자 예상 규모가 지난해 보다 1400억달러가 많은 것이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리지워터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그레그 젠슨은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지출 급증과 외부 투자에 대한 높은 의존으로 인해 "매우 위험한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컴퓨팅 수요로 클라우드 제공 기업들이 투자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올해에 아마존은 약 2000억달러, 알파벳은 1750~185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이날 아마존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데이터센터 건설에 120억달러(약 17조35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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