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가 임금체불하는 나라
파이낸셜뉴스
2026.02.24 18:38
수정 : 2026.02.24 18:38기사원문
"지방정부가 주관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의 지원금 미지급 사태로 인해 전국의 수많은 산후도우미 기관과 근로자가 생계위기에 처했다. 저출산 대책을 말하면서 정작 산모 돌봄 현장을 버린 국가의 행정은 사실상 노동법 위반이며 복지정책의 모순을 보여준다."
지난해 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현장에서 15년째 일하고 있다는 A씨가 국회 전자청원에 올린 글이다.
하지만 지난해 예산이 계획보다 빨리 소진돼 수많은 지방정부에서 임금체불이 발생했다. 같은 해 5월부터 지원이 끊긴 지역이 속출하며 피해 규모는 수백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정부가 임금체불이라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데도 올해 지방선거를 이기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세우기에만 급급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정부의 방치로 지방 지원금을 받아 산후도우미에게 지급해야 하는 업체들은 구멍난 금액을 메우기 위해 작년 연말을 고금리 개인 대출 등으로 버텼다. 국가 복지를 대신 수행하는 기관이 이자와 빚으로 복지를 유지하는 현실이 지금의 대한민국인 것이다.
지난해 임금체불은 올해 예산으로 땜질했다. 문제는 올해 예산으로 지난해 부족분을 메웠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 또 예산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어 당장 추경을 하기도 어렵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는 지난해 산후도우미 임금체불 민원이 쏟아지자 지자체에 '추경이나 새해 예산 편성을 많이 해서 빨리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세종시 등 일부 지자체는 '복지부가 임금 미지급금에 대해 다음 해 지급이 가능하다'는 지침을 내렸다고 곡해하며 뒷짐을 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임금체불이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는 소식에 주무부처 수장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칭찬한 바 있다. 올해 말 이미 예고된 지방정부의 임금체불도 빼놓지 말고 챙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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