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에 검은 털이"… 대체 '무슨 약' 뭘 먹었길래

파이낸셜뉴스       2026.02.25 04:20   수정 : 2026.02.25 04: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한 뒤 혀에 갑작스럽게 검은 털이 돋아나는 부작용을 겪은 한 남성의 사례가 학술지에 보고됐다.

이탈리아 몬차 밀라노-비코카대 의대 의료진은 이 42세 남성의 사례를 《정신의학연구 사례보고서(Psychiatry Research Case Reports)에 게재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 남성은 급성 우울 증상이 나타나 응급실을 찾았다.

남성은 18세 때부터 우울증을 앓아오며 다양한 항우울제를 처방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약효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의 이유로 여러 차례 약물을 변경해왔다고 밝혔다.

남성은 2년 전에도 우울증이 재발해 병원을 찾았는데, 당시에 클로미프라민 성분의 약을 처방받았다. 클로미프라민은 뇌 내부에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호르몬의 재흡수를 차단해 시냅스 내 농도를 높임으로써 기분과 불안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이다. 특히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 효능이 강력한 편으로 알려져 있으며, 강박장애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클로미프라민을 복용한 지 1주일 만에 '흑모설' 증상이 나타났다. 흑모설은 혀 표면의 유두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고 색소가 침착되면서 혀가 마치 검은 '털이 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대개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당시 남성은 약효를 확인했으나 흑모설 증상으로 인해 복용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후 흑모설은 10일 이내에 자연적으로 소실됐다.

이번에 급성 우울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을 때도 의료진은 입원 4일째 되는 날 남성에게 클로미프라민을 처방했다. 하지만 투여 4일 후부터 혀 중앙 부위에 황갈색 색소침착이 관찰됐고 혀 표면 유두가 길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환자의 기분과 불안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되자 의료진은 클로미프라민 용량을 추가로 증량했으며 환자는 퇴원 절차를 밟았다.

이후 클로미프라민 복용 3주가 지나자 흑모설 증상은 더욱 심화됐다.
그러면서도 의료진은 약물을 통해 얻는 이점이 명확하다고 판단해 환자 동의를 거쳐 클로미프라민 치료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의료진은 "이 사례는 클로미프라민의 잠재적 부작용으로 흑모설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며 "특히 약 복용 후 며칠 이내에 빠르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기간 약물을 사용했을 때도 흑모설이 자연적으로 치유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더욱 정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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