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타자 2명'이 다 터진다고? 우려가 '공포'로 바뀔 KIA의 대반전 시나리오

파이낸셜뉴스       2026.02.25 07:00   수정 : 2026.02.25 07:20기사원문
카스트로, 고영표 상대로 투런홈런 작렬
예상보다 괜찮은 타격? 연습 경기 2경기에서 보여준 데일의 활약
외국인 2명 활약하면 KIA의 타선 예상보다 괜찮다



[파이낸셜뉴스] 2026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를 바라보는 야구계의 시선에는 짙은 물음표가 깔려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단연 '타선의 약화'다.

지난해 팀 내 홈런 1위였던 패트릭 위즈덤(35홈런)과 재계약하지 않았고, 2위였던 '해결사' 최형우(24홈런)마저 FA 자격을 얻어 삼성 라이온즈로 떠났다.

한순간에 60개에 육박하는 홈런이 타선에서 사라졌고 부동의 리드오프 박찬호가 두산으로 떠났다. 화력 저하를 우려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일본 오키나와와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에서 전해지는 파열음이 심상치 않다.

만약, KIA가 야심 차게 준비한 외국인 타자 2명이 지금의 페이스대로 정규시즌에 안착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지난 24일 WBC 대표팀과의 평가전은 새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의 진가를 엿볼 수 있는 확실한 무대였다. 결과(투런 홈런)보다 과정이 빛났다. 카스트로는 한국 최고 수준의 제구력을 자랑하는 고영표를 상대로, 예리하게 떨어지는 결정구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참아냈다. 그리고 이어진 하이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걷어 올려 담장을 훌쩍 넘겼다.

현장에서 이범호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카스트로에게 가장 흡족해하는 부분도 바로 이 '타이밍 싸움'이다. 무작정 풀스윙을 돌리는 전형적인 거포가 아니라, 직구와 변화구를 두루 대처하며 자신의 스윙 궤도 안으로 공을 불러들일 줄 안다.

183cm, 88kg로 리그를 압도할 만한 거구는 아니지만,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21홈런(OPS 0.892)을 때려냈을 만큼 펀치력은 이미 검증됐다. 타석에서의 진중한 접근법과 콘택트 능력은 과거 타이거즈 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던 로저 버나디나나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성공 사례를 아주 조심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KBO리그 사상 최초의 '아시아쿼터 내야수' 제리드 데일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20일 자체 청백전에서 데일은 멀티히트를 때려낸 것은 물론, 과감한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단순히 안타를 치는 것을 넘어, 출루하면 어떻게든 투수를 흔들고 득점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 데일의 존재는 KIA 타선에 훌륭한 윤활유가 될 전망이다. 자체 청백전에서 맹타를 휘두른 윤도현, 김규성 등과 함께 내야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으면 뽑지 않았다"라며 데일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두 명의 외국인 선수가 기대치에 부합하는 활약을 해준다는 가정하에, 기존 핵심 전력들의 시너지가 더해진다면 KIA 타선은 예상보다 훨씬 강하고 끈적한 '지뢰밭'이 된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주축 타자들의 몸 상태다. 현재 WBC 대표팀에 합류해 있는 김도영은 부상 우려를 완벽히 씻어내고 건강하게 훈련을 소화 중이다. 여기에 타선의 심장인 나성범이 개막 초반부터 온전한 컨디션으로 중심을 잡아준다면 파급력은 배가된다.



데일과 김도영이 빠른 발과 정교함으로 베이스를 흔들고, 나성범이 중심을 잡은 뒤, 콘택트와 클러치 능력을 겸비한 카스트로가 주자를 쓸어 담는다. 그 뒤를 김선빈, 오선우 등이 받치는 그림이다. 대포 한 방에 의존하던 묵직한 타선에서, 쉬어갈 틈 없이 몰아치는 '다이내믹한 타선'으로의 체질 개선이다.


물론 아직 정규시즌은 개막하지 않았고, 이 모든 것은 'IF(만약)'를 전제로 한 캠프 기간의 장밋빛 전망일 수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기도 전에 팽배했던 타선 약화에 대한 비관론은, 적어도 현장에서는 기분 좋은 기대감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2026시즌 호랑이 군단의 타선은, 전문가들의 우려보다 훨씬 더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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