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금 현물 청산시장 연내 설립..중국 금 시장 영향력 확대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2026.02.25 13:54   수정 : 2026.02.25 13: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중국이 연내 홍콩 귀금속 중앙결제시스템을 설립해 금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5일 보도했다. 홍콩을 국제 금 거래 중심지로 만들어 투자자들을 중국 시장으로 유인하고 가격 형성 과정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닛케이는 이날 "올해 홍콩을 국제 금 거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중국의 구상이 본격화된다"며 "중국이 홍콩을 지렛대로 삼아 금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홍콩 귀금속 중앙결제시스템'을 설립해 연내 시험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천하오롄 홍콩 금융서비스·재무국 부국장은 지난 20일 홍콩 금 거래소에서 열린 행사에서 "국제 금 시장에서 국가 점유율과 가격 결정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금 생산량 및 소비량에서 세계 1위지만 가격 영향력은 여전히 미국과 유럽이 쥐고 있다. 현재 세계 금 가격은 런던 현물 거래와 뉴욕 선물을 기준으로 형성된다.

이에 중국 당국은 상하이와 홍콩 거래소의 연계, 중앙 청산기관 설립, 보관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투자자를 중국 시장으로 유인하고 가격 형성 과정에서의 영향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세계 최대 현물 금 거래 시장인 런던에서는 미국 JP모건과 영국 HSBC 등 민간 청산회원이 인도·결제·보관 업무를 담당한다. 거래는 모두 당사자 간 거래로 이뤄지며 중앙 청산기관을 거치지 않는다. 런던금시장협회(LBMA)에 따르면 런던 금고에 보관된 금은 9158t에 달한다.

이와 달리 '홍콩 귀금속 중앙결제시스템'은 홍콩 정부가 100% 출자한 청산기관으로 운영된다. 3년 내 금 보관 시설 용량은 2000t 이상으로 확대된다.

닛케이는 "당국 주도의 거래 인프라 정비는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에서 거래하거나 금을 예치할 수 있는 길을 넓히며 중국 본토의 거래 수요는 해외 투자자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홍콩이 금 현물 거래의 중심지로 자리 잡는다면 아시아 실수요자들의 편의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런던에서 금 현물을 인도받는 것보다 운송 비용 등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중국 본토 금광 기업들도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 국영 최대 금광 기업인 자금광업집단의 해외 부문 자금황금국제는 지난달 캐나다 금광 대기업 얼라이드골드를 약 55억캐나다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아프리카 금 채굴 프로젝트를 확보할 방침이다.

홍콩 주식시장은 기업의 해외 확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금황금국제는 지난해 9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280억홍콩달러를 조달했다. 중국 민영 최대 금광 기업인 적봉길륭황금광업도 홍콩과 상하이에 중복 상장해 라오스·가나 채굴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

이에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금광주들은 상승세다. 자금광업 주가는 지난해 2.5배 올랐고, 올들어서도 지난 23일 기준 전년 말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항셍지수 상승률(2025년 28%, 2026년 6%)을 웃도는 수치다.

중국 정부 및 기업이 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자국 내 금 거래 및 보관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다.

가메이 고이치로 마켓 스트래티지 인스티튜트 대표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에 있던 러시아 자산이 동결되는 사례를 보며 신흥국에서는 금을 자국 내에 보유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말까지 15개월 연속 금 보유를 늘렸다. 외환보유액에서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은 "(중국의 금) 추가 매입 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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