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다원시스' 방지… 국가계약 선금 최초 지급시 70 → 30%로 낮춘다

파이낸셜뉴스       2026.02.25 07:40   수정 : 2026.02.25 19:04기사원문
재경부, 납품 지연 사태 등 대비
첫 지급때 30~50%를 원칙으로
단계적으로는 최대 70% 가능
중소건설사 등 자금조달 불리해져

재정경제부가 오는 7월부터 국가계약금의 70%까지 선금으로 지급하던 것을 30%로 낮추는 방안을 도입한다. 최근 정부가 민간 기업에 선금을 지급했지만 기업이 계약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다만, 사회간접자본(SOC) 등 국가계약을 먹거리로 삼는 중소 건설사 및 기업들은 선금 지급을 통해 자재비 구입을 하던 상황에서 자금 조달에 제약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재경부는 '선금제도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가계약법상 선금은 공정 차질 방지 등을 위해 계약상대자의 요청 및 발주기관의 판단에 따라 자재대금 등 계약이행 초기에 필요한 현금을 미리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 1997년부터 계약금의 최대한도 70% 규정이 유지되다 팬데믹 시기 한시적으로 80%, 100%까지 운영됐다. 이후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70%로 다시 낮췄다.

오는 7월부터는 선금을 기존 계약금의 70%가 아닌 30%를 원칙으로 지급한다. 선금 최초 지급 시 계약금액의 30~50%를 의무 지급하기로 했다. 30%가 원칙이지만 소규모 계약은 중소기업 등을 고려해 우대 적용하기로 했다. △공사 100억원 이상, 물품제조·용역 10억원 이상은 최대 30% △공사 20억~100억원 미만, 물품제조·용역 3억~10억원 미만은 최대 40% △공사 20억원 미만, 물품제조·용역 3억원 미만은 50%다. 다만, 발주기관 판단하에 필요 의무지급률을 초과하는 선금 지급도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단계적 지급으로 바뀐다. 필요시 누적으로 기존과 같은 최대 70%까지 추가 선금 지급을 허용하기로 했다. 기업이 목적에 따른 선금을 사용하고 선금지급분 수준의 계약이행이 명확히 확인된 경우 발주기관이 선금을 더 지급하는 것이다.

재경부가 이같이 선금 한도 및 지급방식을 더 엄격히 관리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철도 차량 제작사 다원시스의 납품 지연 사태를 두고 "정부 기관이 사기당한 거 아니냐"라며 공공 조달 과정에서 선금 지급 관행을 지적했다. 다원시스는 2022년 12월 11일까지 코레일에 납품을 마치기로 했던 ITX-마음 150칸 중 30칸을 2년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납품하지 않았다. 또 2023년 11월 10일까지 납품을 마치기로 했던 ITX-마음 208칸 중 188칸도 미납품했다.

반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건설사들엔 불리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이 한 번에 더 많은 선금을 요청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가 도산하는 문제 등이 있어 이 같은 제도가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건설사는 업계 특성상 현장을 여럿 동시에 운영하며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기업 경영 차원에서 제약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재경부는 중소기업을 위해 국가계약 규모 액수별로 차등 적용을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단계적으로 기존과 같은 최대 70%를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한꺼번에 선금을 지급하는 경우 벌어질 문제를 막겠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까지였던 한도 100%였던 한시적 계약특례를 1997년으로 기준으로 복원시키는 의미가 있다"며 "최근 일부 계약에서 (선금을) 송금받았음에도 납품 지연 사례 등이 발생하며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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