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세관 마약수사 외압·대통령실 개입 없어"...백해룡 제기 의혹 수사종결

파이낸셜뉴스       2026.02.26 11:00   수정 : 2026.02.26 11:00기사원문
합수단 출범 8개월 만에 의혹 모두 정리
세관 직원, 전 법무부 장관·검찰총장 등 불송치
檢 "확증편향 수사가 혼란 키웠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 당시 불거진 인천세관 직원 마약 밀수 연루 의혹과 경찰·관세청 지휘부,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 등에 대해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은 '실체 없는 의혹'으로 판단하고 모든 수사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8개월 만의 결론이다. 합수단은 의혹을 제기한 백해룡 경정이 수사원칙을 준수하지 않은 채 확증편향에 기반한 수사를 진행했고, 마약 밀수범들의 허위 진술에 의존해 의혹을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26일 합수단은 세관 마약 밀수 연루 의혹 등 관련 사건을 집중 수사한 결과 2년 전 인사 권한을 행사해 세관 마약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으로 입건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과 심우정 전 검찰총장, 세관 직원 11명 등 14명을 불송치하는 등 모든 수사 절차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합수단은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 국제 마약 밀수 범죄단체 조직원 6명과 국내 마약 유통책 2명을 범죄단체활동 및 특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으며 해외에 체류 중인 조직원 8명의 인적 사항을 특정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기소중지 처분했다. 이들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및 입국 시 통보 조치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합수단은 지난 2023년 세관 직원이 마약 밀수 범행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의 인천공항 실황조사 영상에서 밀수범들이 통역인 없이 말레이시아어로 허위 진술을 종용하는 장면을 확인했으며, 밀수범들이 주고받은 편지에서도 세관 관련 허위 진술 정황이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또 밀수범들의 세관 직원 관련 진술이 객관적 사실과 모순되고 핵심 내용이 반복적으로 변경된 점, 합수단 조사 과정에서 밀수범 전원이 세관 직원의 도움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세관 직원 7명을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백해룡 경정팀이 해당 세관 직원 7명을 포함해 세관 직원 총 11명과 휴대전화 업자 1명을 입건했으나 추가 파견된 경찰 수사팀은 전원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 수사팀은 밀수범들이 처음에 세관 공무원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음에도 범행 이후 약 8개월이 지난 조사에서 세관 직원 4명을 지목한 점을 들어 진술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사건 당일 근무표, 출입증 태그 기록, 신용카드 사용 내역, 휴대전화 타임라인, 스마트워치 수면 데이터, 근무 컴퓨터 로그인 내역 등과 대조한 결과 진술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았으며 혐의를 뒷받침할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정리했다.

검찰 관계자는 "세관 직원들이 실제 범행에 연루됐다면 마약 밀수범 중 4명을 검거한 사실 등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합수단이 서울동부구치소에 마약 밀수범들을 모아 경찰 진술을 번복시켰다는 백 경정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교정당국의 감시 하에 진술담합을 할 수 없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찰·관세청 지휘부 수사 외압 의혹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언론 브리핑 연기 및 보도자료 수정 지시가 이뤄진 시점이 대통령실 보고 이전으로 지휘부가 외압을 행사할 동기나 필요성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해당 지시는 경찰 공보 규칙에 따른 상급청 보고 절차 이행 및 보도자료 내 부적절한 내용 수정을 위한 적법한 업무 지시였으며 사건 이첩 검토 지시 역시 내부 규정에 따른 절차였다는 평가다. 관련자 8명은 혐의없음 처분됐다.

검찰 사건 은폐 의혹 수사 결과 한 전 법무부 장관 및 심 전 검찰총장이 인사권한을 남용해 서울남부지검 마약 전담부서를 변경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은 불송치 처분됐다. 합수단은 의혹 제기 시점 이전인 2023년 9월 25일 인사 이동 및 조직 개편이 완료된 상태였으며 경찰이 신청한 영장 가운데 단 2건만 기각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수사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검사의 영장 불청구 역시 적법한 권한 행사로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2023년 2월 부장검사 및 주임검사가 마약 공범 수사를 진행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공수처법 제25조에 따라 사건을 이첩했다.

대통령실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서도 추가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합수단은 세관 직원 및 경찰 고위직 피의자 주거지, 경찰청 본청 및 서울청, 인천세관 등 총 30개소에 대한 압수수색과 휴대전화 46대 포렌식 수사를 진행했으나 대통령실 관련자와의 연락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의혹 제기자인 백 경정 역시 대통령실 관여와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백 경정이 마약 밀수 사건에 세관 직원이 연루됐다는 결론을 정해 놓고 이에 반하는 진술과 증거를 배척하는 위법 수사를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수단 수사 과정에서 백 경정이 과거 영등포서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불리한 수사 자료를 기록에 편철하지 않고 허위 수사 서류를 작성해 편철한 사실을 확인해 경찰청에 징계 등 혐의 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