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보강토옹벽 붕괴, 설계부터 시공·유지관리 전부 '부실'

파이낸셜뉴스       2026.02.26 10:30   수정 : 2026.02.26 10:30기사원문
전 단계에 걸친 복합 부실이 원인
국토부, 건설기준 개선 및 시행령 개정 등 조치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7월 경기 오산시 가장동에서 발생한 보강토옹벽 붕괴사고의 원인은 다량의 빗물이 배수되지 못해 압력(수압)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설계, 시공, 유지관리 전 단계에 걸친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26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7개월간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조사한 결과를 공개하고, 시설물안전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등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붕괴 원인으로는 보강토옹벽 상부에 있는 배수로와 포장면의 균열을 통해 빗물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옹벽 뒤쪽 공간인 채움재가 약화됐고, 옹벽 상단에 설치된 L형 옹벽이 침하되면서 포장면 땅꺼짐과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직전 시간당 39.5mm의 집중호우에 의한 균열과 땅꺼짐 부위로 빗물 유입이 증가하자 이 유입수가 제대로 배수되지 않아 보강토옹벽에 작용하는 압력이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설계·시공·유지관리 단계별로 주체별 부실·부적정도 존재했다.

설계사는 보강토옹벽 상단에 L형 옹벽이 설치되는 복합구조에 대한 면밀한 위험도 분석을 수행했어야 하지만 이에 대한 검토를 부실하게 수행했으며, 수압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배수 대책 수립이 미흡했다. 또 뒤채움재의 품질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시공 불량을 초래했다는 판단이 나왔다.

시공사는 배수가 잘되지 않는 세립분이 다수 포함된 흙을 뒤채움재로 부적정하게 사용했고, 자재 변경 승인 여부나 품질시험 자료가 부존재했으며 설계변경 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최초 설계 도면을 그대로 준공 도면으로 제출했다. 감리·감독자 역시 이 같은 시공사의 잘못된 업무처리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했다.

2011년 준공된 시설물의 인수인계가 2017년으로 늦어졌으며 2023년 개통 전까지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FMS)에 등록되지 않아 법적 의무가 미이행된 채 장기간 방치됐다.

사조위는 재발방지대책으로 △건설기준 개선 △유지관리체계 강화 △보강토옹벽 특별점검 등을 제안했다.

L형 옹벽이 설치되는 복합구조에 대해 하중 적용 및 시공 방법 등 설계·시공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보강토옹벽의 배수로·유공관 등 배수시설 설계기준을 강화한다. 또 FMS 등록과 설계도서 제출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 미등록 시설이 적발되면 국토부 이행 명령을 통해 등록하도록 하고, 미등록 및 설계도서 미제출 시 제재 강화를 위해 시설물안전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
아울러 전국의 복합구조 보강토옹벽 및 배수 설계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권오균 사조위 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건설 프로세스 전반에서 발생한 총체적 부실의 결과"라며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의 철저한 대책 이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 16일 오후 7시 4분께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인근 수원 방향 고가도로에서 붕괴된 옹벽이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 2대를 덮쳐 40대 운전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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