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트럼프 겨냥해 "대박" 제안 준비...베네수엘라 참고

파이낸셜뉴스       2026.02.26 13:52   수정 : 2026.02.26 14:00기사원문
美-이란,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3차 비핵화 협상
침공 위기 처한 이란 정부, 트럼프 겨냥해 "대박" 이권 준비
석유 및 광물 개발권 제안할 수도...지난달 베네수엘라 사례 참고
트럼프 정부, 이란에 영구 비핵화 요구하며 강경 압박
2015년 핵합의보다 대규모 거래 나올 수도...협상 가능성 열려 있어



[파이낸셜뉴스] 국운을 걸고 26일(현지시간) 3차 비핵화 협상에 나서는 이란 정부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박"같은 경제적 이익을 제시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란은 지난달 국가 원수가 납치당하고도 정권을 유지한 베네수엘라를 본보기로 삼아 트럼프와 미국 기업들에게 막대한 이권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란, 베네수엘라 참고...트럼프 겨냥 "대박" 이권 제안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접촉한 익명의 관계자는 이란 정부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3차 협상에서 미국의 침공을 막기 위해 "상업적 대박(Bonanza)"으로 부를만한 각종 이권을 제안한다고 내다봤다.

이란은 이번 협상에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을 파견하며, 미국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트럼프의 맏사위로 유명한 제러드 쿠슈너를 보낸다.

관계자는 이란이 "특별히 트럼프를 겨냥해 석유와 천연가스, 핵심광물 등의 채굴권을 제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이 이란의 석유 및 천연가스에 투자하는 방안이 검토되었으나 이란 정부가 공식적으로 미국에 제안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베네수엘라 사례를 본보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끌었던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달 트럼프가 마두로를 나포한 상황에서도 트럼프와 석유 개발 등에서 협력하면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익명의 미국 관계자는 "해당 주장은 전혀 논의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는 이란이 핵무기 및 핵무기 제작 능력을 갖출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강조했다.



침공 위협하는 트럼프, 영구 비핵화 원해
지난 1기 정부부터 이란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했던 트럼프는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폭격하고,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중동 지역에 2개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했다. 그는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이란 정권이 교체되지 않으면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며 다시금 비핵화를 요구했다. 양측은 지난 6일 오만에서 약 8개월 만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고 17일 스위스에서 다시 만났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협상 시한에 대해 "10일이면 충분한 시간이며 15일은 거의 최대 한도"라고 말했다. 그는 24일 국정연설에서도 이란에게서 핵무기 완전 포기 약속을 받지 못했다며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으로서 가능할 때마다 평화를 추구하겠지만, 그럴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미국을 겨냥한 위협에 맞서기를 절대 주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향해 핵무기 포기를 요구하면서 "군사력 없이 좋은 해결책을 도출하길 희망하지만 군사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대통령은 그 권한 역시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번 3차 협상에 참여하는 위트코프는 24일 비공개 회동에서 "우리는 이란과 비핵화 협상을 '일몰 조항'이 없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란이 과거 2015년에 미국 등과 맺었던 비핵화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는 이란을 겨냥한 제재가 합의 이후 8~25년에 걸쳐 만료된다는 일몰 조항이 있었다.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25일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무기뿐만 아니라 탄도 미사일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려 하지만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막판 합의 가능성 열려 있어
그러나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의 강경 압박에도 불구하고 25일 재계 인사들과 만나 미국과 3차 협상에 대해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하미드 간바리 외무부 경제 차관은 이달 현지 재계 인사들과 회동에서 "미국과 협상에는 석유 및 천연가스 공동 개발, 광산 투자, 민간 항공기 구매 등 공동의 이익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경제적 거래가 2015년 합의 당시와 다르다면서 "합의를 유지하려면 미국에 큰 이익을 빨리 줘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란이 '성의'를 보일 경우, 트럼프 정부가 한발 물러설 가능성도 있다. 영국 가디언은 25일 이란 대표단과 접촉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위트코프가 이란에 우라늄 농축 비율을 5% 미만으로 제한하고 농축 자체를 민간 목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우라늄을 순도 90% 수준으로 농축하면 핵무기 연료로 쓸 수 있다. 앞서 JCPOA에 서명한 국가들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비율을 최대 3.67%로 제한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우라늄 농축 자체를 금지할 줄 알았지만 뜻밖의 숫자를 꺼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알려졌다.
FT와 접촉한 소식통은 이란 정부가 미국 혹은 제3국의 감시단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이란의 핵시설을 감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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