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위헌소지 최소화에도…"판검사 탄압 수단" 법조계 부글부글

뉴스1       2026.02.26 11:10   수정 : 2026.02.26 11:58기사원문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수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6.2.25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법왜곡죄 도입법'(형법 개정안)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뒤늦게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원안을 수정했지만 여전히 부작용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수정된 법왜곡죄는 전날(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법왜곡죄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 중 하나다. 판검사가 법을 왜곡해 판결하거나 사건을 처리하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앞서 법 조항 중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해 당사자 일방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경우',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 등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민주당은 법왜곡죄가 적용되는 대상을 대폭 축소하는 등의 내용을 반영한 수정안을 냈다. 수정안에 따르면 법왜곡죄 적용 대상을 '형사사건의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 공소를 제기하거나 유지하는 검사'로 정하면서 형사사건으로 한정했다.

법왜곡 행위를 규정하는 조문도 구체화했다. 원안에는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해 유리·불리하게 만드는 경우(1호) △사건 증거를 인멸·은닉·위조·변조하거나 위조·변조된 증거를 알면서 재판·수사에 사용한 경우(2호) △폭행·협박·위계·그 밖의 방법으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거나,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거나,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3호) 등의 내용이 담겼다.

1호는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함을 알면서도 적용하거나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로 수정됐다. 또한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재량적 판단은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예외도 두었다.

2호는 원안과 같이 유지됐다. 3호는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거나 또는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하여 사실을 인정한 경우'를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로 수정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령을 잘못 적용한 것만을 가지고 처벌하면 '과실'까지 포함되는 개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문제 될 소지가 있다고 보였는데, '알면서도'라는 표현을 명확하게 기재하고 범위를 축소하는 등 위헌 소지를 많이 줄인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다만 그는 "법왜곡죄 자체가 악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어 여전히 문제"라면서 "법관을 정치적으로 공격하거나 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왜곡죄가 본회의 통과를 앞두자 전국 법원장들은 전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긴급 법원장회의를 열기도 했다.
수정된 형법 개정안에 대해 "수정안을 고려하더라도 범죄 구성요건이 추상적이어서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며 "처벌 조항으로 인해 고소·고발이 남발되는 등 심대한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서울 소재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당이 법왜곡죄를 왜 이 시점에서 통과시키려고 하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법관이 소신껏 판결할 수 없고 다른 목소리를 섣불리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야당은 법왜곡죄 도입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현재 18시간가량 진행하고 있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