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향 입힌 제철 굴 한 점, 입에서 사르르…편백나무 숲길 거닐며 마음도 스르르

파이낸셜뉴스       2026.02.27 04:30   수정 : 2026.02.27 10:05기사원문
전남 장흥으로 떠나는 웰니스·미식 여행

봄 미각 깨우는 3味
자연산 굴 장작불에 올려 직화로 맛보고
매생이까지 듬뿍 넣고 떡국으로도 즐겨
한우·키조개·표고버섯 층층 쌓은 장흥삼합
고깃기름에 살짝 구워내 고소함이 일품

몸과 마음 돌보는 힐링 명소
피톤치드 맘껏 마시며 산림에서 치유
생약초 테라피로 지친 일상 디톡스도
장흥126타워에선 남해안 섬들 한눈에
"오늘, 정남진에 오길 참 잘했다"



【장흥(전남)=정순민 기자】전남 장흥은 흔히 '문학의 고장'으로 통한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 유명한 '서편제', '축제', '천년학' 등의 원작 소설가 이청준의 고향이 여기인 데다, '녹두장군'의 송기숙, '아제아제바라아제'의 한승원 등 거장 반열에 오른 작가들도 모두 이곳 출신이어서다. 게다가 한승원의 딸 한강이 지난 2024년 아시아 여성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장흥은 명실상부한 문향(文鄕)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은 문학이 아니다. 장흥은 굴구이, 매생이, 장흥삼합 등 제철 별미를 즐길 수 있는 '맛의 고장'이자 편백숲우드랜드, 마음건강치유센터, 힐링테라피센터 같은 치유·휴양 시설을 갖춘 '웰니스의 도시'이기도 해서다.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햇살과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고, 청정한 바다와 건강한 땅에서 나고 자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장흥을 다녀왔다.



■굴구이·매생이국·삼합 '장흥 3미(味)'

장흥에는 아홉개의 풍경과 아홉개의 맛이 있다. 이른바 '장흥 9경(景)'과 '장흥 9미(味)'다. 우선 장흥 9경은 대한민국 최고의 힐링숲으로 알려진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를 비롯해 천관산, 제암산, 탐진강, 보림사, 정남진전망대(장흥126타워), 소등섬, 선학동마을, 정남진토요시장 등을 말한다. 또 장흥 9미엔 이제는 장흥의 상징이 된 장흥삼합(한우+키조개+표고버섯)을 비롯해 황칠백숙, 갑오징어회, 굴구이, 하모(갯장어), 바지락무침, 된장물회, 키조개, 매생이국 등이 포함된다.



이번 여행에선 이중 3가지, 굴구이와 매생이국, 장흥삼합을 맛봤다. 장흥에서 굴구이를 즐기기 위해선 용산면 남포마을이나 관산읍 죽청마을을 찾는 것이 좋다. 남포마을은 소위 자연산 굴이 많이 나는 곳으로, 장작불에 굴을 직화로 굽는 전통 방식을 채택해 불향과 바다향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반면 죽청마을은 양식 굴을 철판에 구워 먹는 스타일이 주류로, 알이 굵고 맛이 깔끔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알맞다. 죽청마을에선 굴구이 맛집으로 통하는 사계절굴구이를 비롯해 경화네굴구이, 일번지굴구이 등이 유명하고, 남포마을에선 장작불 굴구이를 맛볼 수 있는 남포수산을 첫 손가락에 꼽는 사람들이 많다.



또 매생이국은 굴과도 꽤 잘 어울려 대개의 굴구이집에선 매생이와 굴을 듬뿍 넣고 끓인 떡국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굴구이와 함께 맛보면 좋다. 장흥 매생이는 대덕읍 내저마을에서 나는 것을 으뜸으로 치지만 해안가 웬만한 식당에서도 다 매생이국을 맛볼 수 있고, 정남진토요시장 쪽에 가면 명희네, 끄니걱정 등 제법 이름 난 전문식당들도 있다.



정남진토요시장엔 장흥삼합을 잘하는 집들도 많다. 장흥삼합은 비옥한 갯벌에서 자란 키조개 관자와 참나무에서 자란 표고버섯, 그리고 한우가 어우러진 장흥 대표 보양식으로, 이곳을 찾는 여행객이라면 꼭 맛보고 가는 대표 메뉴가 됐다. 장흥삼합을 맛있게 먹으려면 굽는 순서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먼저 한우를 불판에 올리고 고기에서 나온 기름에 표고버섯과 키조개 관자를 살짝 구워 상추나 깻잎, 혹은 김치(묵은지)에 싸먹는 걸 추천한다.



■장흥힐링테라피센터선 '마음챙김'

장흥엔 피톤치드 팡팡 뿜어내는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를 비롯해 전남마음건강치유센터, 장흥힐링테라피센터 같은 시설을 갖추고 있어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웰니스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다.

우선, 지난해 우수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된 전남마음건강치유센터는 원광대 장흥통합의료병원 내에 있는 정신건강 치유 전문 시설로, 한의학 기반의 통합의료와 산림치유, 아로마테라피 등 다양한 체험형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마음건강치유센터 웰니스 프로그램은 당일형부터 1박2일, 2박3일까지 세 가지 과정으로 운영된다. 프로그램은 통합의학 치료와 힐링·치유 프로그램, 한방 교육 등을 아우르며, 1박2일과 2박3일 과정에는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에서 숙박하며 진행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더해진다.

또한 이곳은 병원 내에 위치해 있어 일반 웰니스센터에선 접하기 어려운 스트레스 지수, 체성분, 동맥경화도, 활성산소, 맥파, 불안 및 우울 검사 등 전문 건강검진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런가 하면 장흥읍 중심가에 위치한 장흥힐링테라피센터는 지역주민과 여행객 모두를 위한 힐링 공간이다. 장흥군신활력플러스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자연, 약초, 전통을 기반으로 한 치유 체험 공간이 잘 갖춰져 있어 몸과 마음의 디톡스가 필요한 이들에겐 최적의 장소다.

여기서 운영되는 웰니스 프로그램은 개인 목적에 맞춘 테라피 상담부터 아로마·식물 재료를 활용한 치유 세션까지 다양하며, 방문객은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생약초 테라피는 스트레스 완화, 근육 이완, 심신 안정 등 일상 속 긴장을 풀고 치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마음도 살찌웠다면, 이번엔 관산읍 바닷가에 우뚝 서있는 '장흥126타워'에 가보자. 지상 46m 높이의 이 전망대는 장흥이 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남쪽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어진 건축물로, 맨꼭대기층인 10층에 오르면 득량도, 소록도, 연홍도, 거금도 등 남해안에 흩어진 섬들이 한눈에 보인다. "오늘, 정남진에 오길 참 잘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 유리창엔 이런 문구도 쓰여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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