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m '대동여지도' 펼친 국중박… "독도 찾아보세요"
파이낸셜뉴스
2026.02.26 18:38
수정 : 2026.02.26 19:26기사원문
가로는 3.8m 22첩 전도 이어서 공개
원본엔 2500개 달하는 무인도 미표기
이번 전시에서 '독도'만 추가돼 눈길
유홍준 관장 "역사적 맥락 속 감상을"
조선시대 삶과 땅의 형태·가치 한눈에
"원래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그려져 있었나?"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대한 22첩 전체가 펼쳐지자 관람객들의 박수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고산자(古山子) 김정호(1804~1866·추정)가 1861년 완성한 대동여지도가 거대한 전도 형태로 관람객들을 맞았다. 산줄기와 물줄기를 맥처럼 연결해 한반도를 한눈에 담아낸 조선 후기 지도 제작의 결정판이 국립중앙박물관 벽면 위에 세로로 펼쳐진 것이다.
일반적인 전시에선 22권의 첩을 모두 펼치기 어려워 실제 크기를 가늠하기 힘든데 이번에는 전모를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장소는 상설전시관의 첫 전시실인 선사고대실 입구 외벽이다. 관람객 입장에선 소지품 검사 후 맨 먼저 만나게 되는 전시물이 된다. 으뜸홀에서 시작해 복도 중앙에 광개토대왕릉 디지털비가 서 있고, 맨 끝에 경천사지 십층석탑(국보)이 위치한 '역사의 길' 초입에 해당한다. 다만, 공간 구조상 원본 크기의 약 96.5%로 축소해 재현됐다.
이정근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장은 "고지도는 당대의 지리 정보만을 기록한 기록물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세계관을 가졌는지 등 그들의 사상과 가치관까지 담고 있는 자료"라며 "특히 '대동여지도'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은 물론 조선 후기 발달한 지도 제작 전통의 결정판이자, 부강한 국가를 꿈꾸었던 김정호의 열정이 녹아 있는 우리 역사·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문화유산"이라고 소개했다.
대동여지도는 한반도를 남북 22개 층으로 구분하고 각 층을 접이식 첩(분첩절첩식)으로 제작한 목판 인쇄 지도다. 모두 펼치면 세로 6.7m, 가로 3.8m 규모에 달한다. 박물관은 소장본(신수19997)의 고화질 데이터를 전통 한지에 출력해 웅장한 규모와 세밀한 필치를 살린 복제본을 제작했다. 유새롬 학예연구사는 "지도는 백두산에서 시작해 정맥처럼 이어지는 산맥과 그 사이 물줄기를 매우 섬세하게 표현했다"며 "도로는 직선으로 나타내고 10리마다 점을 찍어 거리를 계산하기 쉽게 했다"고 설명했다. 행정구역, 군사시설, 읍성, 봉수 등은 기호로 표기했으며, 첫머리에는 오늘날 범례에 해당하는 '지도표'를 수록해 방대한 지리 정보를 체계화했다. 한양과 그 주변을 가장 세밀하게 그린 '도성도(都城圖)'와 한성부 전체와 도성 밖 성저십리까지 포함해 서울 지형·도시 구조를 세밀하게 보여주는 '경조오부도(京兆五部圖)'에는 수도를 강조해 별도로 그려졌다.
이번 공개된 영인본에는 울릉도 옆에 원본에 없는 '독도'도 표기돼 있다. 원래 무인도는 대동여지도에 넣지 않아 독도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독도가 추가된 것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일부에서 독도 표기 여부를 들어 대동여지도의 가치를 폄하하는 주장에 대해 "대동여지도는 당시 우리가 살고 있던 땅의 가치와 형태에 관한 지도라서 2500여개나 되는 무인도는 표기하지 않았다"며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책의 형태로만 접하던 대동여지도를 거대한 지도의 모습 그대로 마주하며 김정호의 위대한 업적과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감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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