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배 수익 제안?"...1억 넣었더니 사라진 '가짜거래소'

파이낸셜뉴스       2026.02.27 12:40   수정 : 2026.02.27 10:42기사원문
가짜 거래소와 대포통장의 덫
토스뱅크 금융사기 예방 리포트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프로젝트의 선택받은 테스터인 줄로만 알았다"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많던 A씨(48)는 주식 정보 공유방을 통해 '글로벌 프로젝트'의 인공지능(AI) 시범 테스트 참여자를 모집한다는 제안을 받았다. 같은 방에 올라온 주식 고수들은 '성투 인증글'은 A씨의 마음을 흔들었다. A씨는 리딩방 운영자가 알려준 투자 사이트에 총 4회에 걸쳐 1억원을 입금했다.

가짜 사이트를 통해 보여지는 상승 곡선은 멈출 줄을 몰랐다. 수익금은 월 2회 배당까지 합쳐 무려 77억원에 달했다. 꿈에 부푼 A씨는 출금을 요청했다. 그러자 운영자는 태도를 바꿨다. "수익 정산을 위해서는 수수료와 세금을 먼저 납부해야 한다"며 추가 입금을 집요하게 요구한 것. A씨는 수익금을 찾기 위해 총 5억5700만원을 입금했지만, 이는 모두 조작된 숫자놀음이었다.

#"인스타 DM으로 온 행운, 13배 수익의 늪"

B씨(34)는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5000만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원금의 13배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사기범이 알려준 사이트에 접속해 초대코드를 입력하자 그럴듯한 거래소 화면이 나타났다. 사이트 내에서 B씨가 투자해 구매한 코인은 상승곡선을 이루며 수익을 내고 있었다. B씨에게 사기범들은 추가 투자를 하면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안내했다. 매번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입금을 유도했지만, 의심을 거둔 B 씨의 눈엔 들어오지 않았다. 총 1억1500만원, B씨가 8회에 걸쳐 송금한 금액이다. 뒤늦게 사기임을 깨달았을 땐 이미 사이트가 폐쇄된 뒤였다.

'가짜 거래소'와 '계좌 쪼개기'의 함정
최근 투자 사기는 정교하게 제작된 가짜 거래소를 통해 피해자의 눈을 속이고, 대포통장을 통해 자금을 세탁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이들은 실제 존재하는 해외 거래소나 AI 기업인 것처럼 위장한 사이트나 앱을 만들어 피해자가 직접 수익률을 확인하게 만든다. 화면 속 '나의 자산'이 불어나는 시각적 자극은 피해자의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이들은 텔레그램 등의 투자 리딩방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한다.

이들의 범죄의 특징점은 '다수 명의의 계좌'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이나 공식 거래소라면서 정작 입금은 ‘김XX’ ‘이XX’ 등 개인 명의의 통장이다. 외국인 명의의 계좌가 쓰일 때도, 낯선 유한회사 계좌 여러 곳으로 나눠 받기도 한다. 이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 계좌 동결에 대비하기 위한 전형적인 자금 세탁 수법이다.

토스뱅크 금융사기대응팀 관계자는 "AI 기술, 가상화폐 등 2030부터 4050까지 세대 모두가 관심 있어 하는 키워드를 미끼로 사용하지만 본질은 모두 동일하다"며 "화면 속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입금하려는 계좌가 해당 거래소의 공식 법인 계좌가 아닌 개인 명의이거나 매번 다른 이름의 계좌를 알려준다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금융 투자는 절대 개인 계좌로 투자금을 받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토스뱅크와 투자 사기 피해 예방
토스뱅크 금융사기대응팀은 투자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다음 3가지를 반드시 기억할 것을 당부했다.

첫번째, "수익금 출금 전, 수수료를 먼저 입금하세요"는 거짓말이다. 정상적인 금융사는 수수료나 세금을 수익금에서 공제하고 지급한다. 별도 입금을 요구하는 순간 대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번째, "투자금은 이쪽 개인 계좌로 보내세요”는 사기 신호다. 글로벌 프로젝트나 대형 거래소가 개인 명의나 잡다한 법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사용할 이유는 없다.
입금 계좌주가 회사명과 일치하는지 반드시 확인하기를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검증되지 않은 URL과 초대코드는 의심해야 한다. 문자 등을 통해 전달된 링크(ex. .shop, .xyz)는 가짜 사이트일 확률이 매우 높아 반드시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에서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조회해야 한다.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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