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장기화 대비해 경제 모니터링 강화를

파이낸셜뉴스       2026.03.01 18:57   수정 : 2026.03.01 18:57기사원문
하메네이 사망 후 호르무즈 봉쇄
유가·물류·환율 복합 충격 우려돼

중동 정세가 격랑에 휩싸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것을 넘어 글로벌 경제에도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된다.

실제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즉각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선언했다. 이른바 중동 리스크가 우려된다. 중동 원유 수입비중이 높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사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당장의 충격은 유가와 물류에서 가시화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호르무즈해협이 전면 봉쇄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뚫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70달러 수준의 국제유가가 폭등하는 것이다. 물류 시장에도 비상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호르무즈가 막혀 우회항로를 이용하면 해상운임이 최대 80%까지 치솟고, 운송기간도 3~5일 늘어날 것으로 경고했다. 이처럼 유가와 물류 부담이 가중될수록 각국의 물가안정 기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아울러 기업들의 원가 부담도 가중돼 경제성장률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다.

일각에선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함에 따라 중동 리스크가 해소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중동의 정세가 안정됐을 때 이야기이다. 지금은 이란 사태가 내부 정치불안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하메네이 사망으로 촉발된 이란의 정치적 혼란은 상당 기간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다른 국가들도 최고지도자 교체나 정권 내부의 균열이 생길 때마다 권력 분쟁과 정책 혼선이 심화되곤 했다. 이번 하메네이 사망이 알려지면서 이란 내에서도 혁명수비대가 강경 입장을 천명하면서 내부 갈등이 고조될 조짐이다.

이런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에 대해 정부가 부처별 비상대책 회의를 가동하고 긴급점검에 나선 것은 적절한 초기 대응이다. 지금 당장 우리 기업과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는 체제가 가동되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최근 들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성장의 길을 열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300선을 돌파하며 오랜만에 활기가 돌던 참이다. 원·달러 환율도 넉 달 만에 1450원 아래로 내려앉으며 안정 조짐을 보인다. 그러나 중동 리스크가 본격화하면 이런 경제 활기도 순식간에 식을 수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 환율이 다시 오르고, 유가 급등은 물가를 자극해 소비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무역흑자 기조도 에너지 수입비용 급증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당장의 위기만 바라보고 대응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앞으로 이란 내 정치질서 변화 등 장기적이고 구조적 관점에서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중동 정세 변화는 미국의 대중동 전략이 바뀌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 질서의 재편과 맞닿아 있다. 앞으로 한국의 수출 시장 지형과 에너지 안보 및 외교안보적 입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장기화를 전제로 한 촘촘한 모니터링 체계와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수립하기 바란다. 에너지 수급 비상계획을 재점검하고, 중동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 다변화 논의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나아가 중동발 불확실성을 한국 경제가 새로 도약하는 시험대이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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