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없다면서요" 2관왕 전광열 감독의 연막, 올해도 이대호 지갑 털리나

파이낸셜뉴스       2026.03.02 14:00   수정 : 2026.03.03 10:02기사원문
"우리는 투수 없습니다" 경남고 전광열 감독의 엄살
투수 4명 릴레이 무실점투... 개막전 콜드게임 승
작년 2600만원 이대호 회식비... 올해는?
"아직 약속 안잡았습니다".... 다음 회식은 삼겹살?





【부산(기장)=전상일 기자】 "투수구 제한이요? 아이고, 우린 그런 거 신경 안 써도 됩니다. 30개라도 제대로 던질 투수가 없어요."

1일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 '2026 명문고 야구열전' 첫 경기를 앞두고 만난 경남고 전광열 감독은 죽는소리부터 늘어놓았다.

전년도 2관왕 팀 수장치고는 너무나도 구슬픈 엄살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 모든 것은 철저하게 계산된 '새빨간(?) 연막작전'이었다.



전 감독의 "투수가 없다"던 경남고는 이날 디펜딩 챔피언 북일고를 9-0, 8회 콜드게임으로 무차별 폭격했다.

마운드의 짜임새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박시후, 변종현, 박주형, 차유주 등 무려 4명의 투수가 여유롭게 이어 던지며 단 5피안타 3사사구만 내줬다. 뽑아낸 탈삼진만 무려 11개. 특히 3학년 듀오 박시후와 박주형이 보여준 안정감은 빈틈이 없었다.

타선도 자비가 없었다. 3번 박보승의 안타를 시작으로, 4번 이호민은 안타 1개와 볼넷 3개를 골라내며 4출루 경기를 완성해 "역시 경남고 4번은 다르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5번 이태수 역시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대회 첫날, 공수 양면에서 가장 무서운 짜임새를 보여준 팀은 단연 '엄살왕' 경남고였다.



상황이 이쯤 되니, 기장 야구장 안팎의 관심은 엉뚱한 곳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올해 경남고 후배들이 대선배 이대호의 지갑을 얼마나 더 지독하게 털어먹을까?" 하는 즐거운 호기심이다.

지난해 경남고는 두 번의 전국대회(대통령배, 봉황대기)를 제패하며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영혼과 지갑을 동시에 털어간 바 있다. 첫 우승 당시 이대호는 후배들을 위해 소고기 파티를 열어 약 1278만 원을 결제했다. 당시 "형수님께 혼나지 않았냐"는 질문에 "형수가 가라고 한 곳이라 괜찮다"며 호탕하게 웃었던 그다.

하지만 두 번째 우승 회식은 대게집이었다. 60명이 넘는 후배들이 아낌없이 대게 다리를 뜯었고, 계산대에 선 이대호는 떨리는 손으로 1290만 원이 찍힌 영수증을 받아 들어야 했다.

그는 "저번보다 사람이 늘었다. 67명이 왔네. 아버님이 끼었나?"라며 헛웃음을 짓더니, 이내 후배들에게 "친구들, 내년에 또 우승하면 그때는 (소고기, 대게 말고) 삼겹살 먹자"며 진심 어린(?) 애원을 하기도 했다.



선배의 간절한 외침을 들은 것일까. 전 감독은 취재진의 농담 섞인 질문에 "아직 (이대호와) 약속 안 잡았습니다"라며 재차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기장 마운드에서 보여준 경남고의 투타 밸런스는 삼겹살로는 도저히 멈출 수 없는 기세다.

전광열 감독의 새빨간 거짓말에 속은 타 팀들은 비상이 걸렸다.

올해 경남고 후배들은 과연 선배 이대호에게 몇 번이나 더 영수증 폭탄을 안기게 될까. 2026년 고교야구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유쾌한 관전 포인트가 생겼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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