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에 韓경제 불확실성↑…"단기 유가 불안, 전쟁 장기화 최대 변수"

뉴스1       2026.03.02 08:03   수정 : 2026.03.02 10:55기사원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테헤란의 하메네이 거처를 촬영한 에어버스 위성사진. 이란 당국은 지난 1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고위 인사들의 사망을 인정했다. ⓒ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공격 개시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을 통해 "조금 전 이란 내 중대 전투를 시작했다"며 미국의 이란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 중 한 명인 하메네이가 죽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소셜미디어X 캡쳐, 재판매 및 DB금지)2026.3.1 ⓒ 뉴스1


(세종=뉴스1) 전민 심서현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중동 정세가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이란이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하는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압력 등의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쟁이 단기간에 마무리되고 이란 내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중동발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오히려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지상전을 포함한 사태의 장기화 여부가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의 크기를 좌우할 최대 변수라는 분석이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긴장 최고조…유가 급등, 수입물가 압박 우려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개시 이후 국제유가는 크게 출렁이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사하면서 국제유가는 가파른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8일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약 2.5% 오른 배럴당 72.48달러로 마감해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말로 인해 선물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용 거래 플랫폼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75.33달러까지 치솟으며 전장 대비 12%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해외 투자은행(IB) 등은 브렌트유 가격이 단기적으로 배럴당 80달러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분쟁이 확산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이 현실화되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는 극단적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도 나온다.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금과 은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달러화 또한 강세 흐름을 재개하며 최근 진정세를 보였던 달러·원 환율이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가 급등은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원유 가격마저 오르면, 달러로 원유를 수입해야 하는 우리 경제의 소비자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특히 한국은행이 올해 국제유가를 브렌트유 기준 평균 65~66달러 수준으로 가정해 물가·성장 경로를 설정했는데, 유가가 70~80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전망 경로 전반의 수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을 2.0%,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2%로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약 70%에 달하며, 이들 물량의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원유 수입선을 단기간에 전면 변경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장기 계약 위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미국산 등으로 즉각 대체하는 데에도 제약이 따른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봉쇄될 경우 해상 운임 역시 급등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우회 루트를 활용할 경우 해상 운임이 기존 대비 50~80%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비축유 방출 등을 통해 단기 대응에 나설 방침이지만, 분쟁이 길어져 수송로가 장기간 막히면 마땅한 대안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면전 가능성 제한적"…정권 교체 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도

다만 이번 사태가 장기적인 전면전이나 지상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현재 이란은 현재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골람호세인 모흐세니에제이 사법부 수장 등을 주축으로 3인 체제의 임시 지도자위원회를 구성하며 내부 결속과 권력 공백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은 공습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결사 항전을 다짐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전례 없는 위력으로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경제적 충격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항공사 등 일부 산업은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겠지만,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고 정권 교체가 조속히 이뤄질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이어 "수뇌부 교체를 통해 이란 핵 문제 등 기존의 불확실성이 조기에 제거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덜어져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허 교수 역시 "공중 폭격으로 주요 지도부가 사망한 상황에서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발생했던 공습 당시에도 유가가 80달러를 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거점 타격 이후 친미 성향의 정부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혼란이 글로벌 유가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이란산 원유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전반의 구조적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강 교수는 "단기적으로 중국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있으나, 현재 석유화학 산업의 부진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의 대규모 설비 투자와 글로벌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국내 산업을 단번에 되살릴 충격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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