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지 전수조사 검토

파이낸셜뉴스       2026.03.02 14:55   수정 : 2026.03.02 14:54기사원문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농지에 대한 전수조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자유전’(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 소유) 원칙을 거론하며 농지의 부동산 투기 관련성 점검을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전면 조사는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만큼, 우선 투기 의혹이 제기되는 수도권 농지를 중심으로 실제 경작 여부를 점검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2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계획을 내부 검토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수조사 필요성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시기·방식·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헌법에 경자유전 원칙이 명시돼 있는데도 편법적 농지 소유가 이뤄지고 있다”며 “농지를 사고 농사를 짓는 척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전수조사와 강제매각 명령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행 농지법은 농지 소유자가 해당 토지를 농업용으로 이용하지 않을 경우 1년 내 처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한 내 처분하지 않으면 시장·군수·구청장이 6개월 이내에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실제 지난 2019∼2023년 실시된 농지 이용 실태조사에서 7722명이 농지 처분명령을 받았다. 연평균 1500명을 웃도는 수준이다. 처분명령 대상 농지 면적은 917㏊로 여의도 면적(290㏊)의 3배가 넘는다.

다만 상속받은 농지나 8년 이상 농업경영을 하다 농사를 짓지 않게 된 경우, 주말·체험 영농 목적의 경우 등은 예외적으로 농지 소유가 인정된다.

전수조사가 실제로 추진될 경우 가장 큰 과제는 인력과 행정 부담이다. 농지는 1차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한다. 농지 매입 시 시·군·구청으로부터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야 하고, 경작 여부에 대한 사후 점검도 지자체 몫이다. 그러나 읍·면 단위의 광범위한 농지를 상시적으로 점검하기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작물만 형식적으로 재배하는 사례를 가려내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농지 규제 강화가 농업인과 지방 토지 소유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농업 단체 관계자는 “지방 농지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이미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이 하락한 지역이 적지 않다”며 “실태조사 결과가 추가 규제로 이어질 경우 농촌 지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농지 내 화장실·주차장 설치를 허용하는 등 규제를 완화해 농촌 창업과 귀농·귀촌을 장려하는 분위기였는데, 정책 방향이 다시 강화 쪽으로 선회할 경우 현장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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