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확전 양상, 중동 리스크 장기화 대비해야
파이낸셜뉴스
2026.03.02 18:42
수정 : 2026.03.02 20:34기사원문
헤즈볼라 등 가세해 전면전 치달아
중동 관련 산업에 선제적 지원 필요
전선이 미국·이스라엘, 이란 및 추종세력 간의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과거 4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이 이스라엘과 일부 민족주의 아랍국가 간 충돌이었다면 이번 전쟁은 미국이 직접 군사행동에 나섰고 중동 주요 국가들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훨씬 크다. 친서방 팔라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슬람공화국을 수립한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최대의 지정학적 격변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전쟁의 향방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목표'에 달려 있다. 군사시설 파괴를 목표로 삼는다면 조기 종결도 가능하겠지만, 정권의 구조적 변화까지 겨냥한다면 불가피하게 정치·군사적 대치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5차 중동전'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번 전쟁이 길어지면 세계 경제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일평균 2000만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이 완전 봉쇄될 경우 에너지 수송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당장 유가가 5~15% 상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금리 인상을 자극하며 기업 수익성 악화와 성장 둔화, 증시 변동성 확대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 경제가 '시계(視界) 제로'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중동 리스크는 한국 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에너지 수급 차질로 유가가 불안해지면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원·달러 환율과 물가 상승이 겹치며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 방산·자동차 등 국내 기업이 중동 국가들과 진행해온 수출과 프로젝트 역시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국가 주도 대형 사업과 연구개발(R&D) 프로젝트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과거에 비해 이번 사태가 미치는 파장의 범위가 넓고 예측이 힘들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감안해 에너지 비축물량을 재점검하고 수입처 다변화와 긴급수송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유가·환율·물가 동반 상승에 대응할 통화·재정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중동 관련성이 높은 산업과 수출기업에 대한 선제적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상황을 낙관하지 말고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며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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