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침묵·기쿠치 난타' 안방서 체면 구긴 일본 야구... 아직 몸이 덜풀렸나

파이낸셜뉴스       2026.03.03 08:30   수정 : 2026.03.03 08:30기사원문
'우승 후보' 일본, 오릭스에 3-4 무릎… '무안타' 오타니 침묵
'7일 한일전 유력' 기쿠치, 1회에만 4피안타 3실점 진땀
류지현호 '공략 견적' 나왔다



[파이낸셜뉴스]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는 '사무라이 재팬'이 안방에서 일격을 당했다. 그것도 범접 불가로 여겨졌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무명 투수에게 철저히 봉쇄당했고, 다가오는 한일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는 1회부터 와르르 무너졌다.

결전의 날을 앞둔 한국 대표팀에게 이보다 더 달콤한 '모의고사 오답 노트'는 없다.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은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식 평가전에서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에 3-4로 충격적인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단순한 연습경기 패배 이상의 충격파다. 일본은 메이저리거들을 총동원하며 기선을 제압하려 했으나, 오히려 약점만 노출한 꼴이 됐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의 침묵이다. 이날 오릭스가 선발로 내세운 투수는 2002년생 우완 데라니시 나루키. 지난해 NPB 1군 무대에서 단 2승(3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하는 데 그친 사실상 1.5군급 투수다.

하지만 오타니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1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돌아섰고, 7회 마지막 타석마저 좌익수 뜬공에 그치며 3타수 무안타로 자존심을 구겼다. 타석에서의 위압감은 여전했지만, 실전 감각이 아직 100% 올라오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국 야구팬들의 시선이 가장 집중된 곳은 일본의 선발 마운드였다. 오는 7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운명의 한일전 선발 등판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좌완 기쿠치가 나섰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쿠치의 구위는 결코 난공불락이 아니었다. 1회초 플레이볼이 선언되자마자 기쿠치는 오릭스 타선에 안타 4개를 흠씬 두들겨 맞으며 순식간에 3실점(2자책) 했다.

최종 성적은 4이닝 6피안타 2탈삼진 3실점. 메이저리그 통산 30승 고지를 밟은 베테랑의 피칭치고는 몹시 불안했다. 특유의 제구 난조가 간헐적으로 노출되었고,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최근 연습경기 4연승을 달리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한국 타선(안현민, 김도영 등)의 현재 타격 사이클이라면 충분히 초반부터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견적'이 서는 피칭이었다.

일본은 0-3으로 끌려가던 5회초,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의 솔로 아치로 반격에 나섰지만 곧바로 5회말 추가점을 내주며 주도권을 되찾지 못했다. 8회와 9회 1점씩을 쥐어짜 내며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9회 2사 1, 2루 찬스에서 터진 마키 슈고(요코하마)의 2루타 때 1루 주자가 홈에서 횡사하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한국 대표팀의 다음 상대가 바로 이 오릭스다. 전날 한신 타이거스와 3-3 무승부를 기록하며 실전 감각을 조율한 한국은 3일 정오, 오사카에서 오릭스를 상대로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오타니를 잠재우고 일본 대표팀에 굴욕을 안긴 오릭스를 상대로 한국 대표팀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2026년 WBC를 향한 한일 양국의 분위기가 개막 전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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