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장남에게 준다'는 포스트잇, 아버지 유언으로 법적 효력 있나요?"

파이낸셜뉴스       2026.03.03 19:00   수정 : 2026.03.03 1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전 자필로 포스트잇에 남긴 유언이 법적으로 효력이 있을까.

부모 더 챙겼다는 장남, 아버지 집에서 어머니 모시고 살고 싶은데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유산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삼남매 중 장남이라는 A씨는 "평생을 청렴한 공직자로 사셨던 아버지가 여든다섯세를 일기로 먼 길을 떠나셨다"며 "슬픔을 추스르기도 전에 남겨진 가족들 앞에 유산 문제가 닥쳐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아버지가 남기신 건 현재 홀로 되신 어머니가 살고 계신 12억원 상당의 아파트 한 채와 현금 1억원이 전부"라고 했다.

이어 "저는 장남이지만 동생들처럼 번듯한 직장에 다니지도, 돈을 많이 벌지도 못한다. 그래도 부모님 댁 근처에 살면서 자식 된 도리는 다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일주일에 서너 번씩 본가에 들러 두 분을 살피고, 반찬을 만들어 날랐다"며 "편찮으신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며 손발이 되어드린 것도 바로 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홀로 남으신 어머니를 제가 끝까지 모셔야 하기에, 어머니가 사시는 이 아파트만큼은 제가 물려받아 어머니를 봉양하고 싶었다"고 했다.

장례가 끝난 뒤 A씨 동생들은 유산을 나누자며 A씨를 재촉했다고 한다.

A씨는 "남동생은 경제적으로 어렵다며 당장 아파트를 팔아서 법대로 똑같이 나누자고 재촉하더라. 동생이 어렵다는 건 학군이 좋은 곳으로 무리해서 이사를 가느라 생긴 대출 때문이라는 걸 다 아는데, 제 눈에는 그저 엄살로만 보였다"며 "그보다 더 얄미운 건 막내 여동생이다. 10년 전에 시집갈 때 아버지한테 전세 자금으로 3억이나 받아 갔으면서 공평하게 지분을 나누자고 하는데, 정말 야속했다"고 털어놨다.

동생들과 얼굴을 붉히며 다투던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버지의 개인 금고를 열어봤다가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 안에는 '아파트는 장남에게 준다'라고 적힌 아버지의 자필 포스트잇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저는 이것이 아버지의 유언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생들은 단순한 메모일 뿐이라고 하더라. 아버지가 남기신 이 메모는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유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또 제가 어머니를 모시면서 이 집을 지키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포스트잇 효력 없어...자주 뵈었다는 것도 기여분 인정 어려워"


해당 사연을 접한 이준헌 변호사는 "단순하게 '아파트는 장남에게 준다'라고 적힌 포스트잇을 유언장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변호사는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인정되려면 유언만 기재되어야 하는 게 아니라 날짜, 주소, 성명을 반드시 함께 손으로 쓰고 날인까지 해야한다"며 "요건 중에 어느 하나라도 누락이 되어 있으면 아무리 내용이 아버지의 실제 뜻과 일치한다고 하더라도 유효한 유언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아버지를 돌보셨다면 이에 대한 기여분을 주장하여 상속분을 더 인정받으실 수는 있지만 단순히 자주 찾아뵈었다거나 잠깐 모시고 산 수준만으로는 기여분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상속분을 더 인정받으려면 상당 기간 동거하거나 직업을 희생하면서까지 간병을 했다거나, 돌아가신 부모님의 상속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여동생이 과거 지원받은 전세자금은 특별수익으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계좌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동생이 아파트 처분을 고집하더라도, 기여분을 입증해서 지분을 확보해 두면 아파트를 지키는 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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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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