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박지훈 "단종 최후, 아프고 아이러니했죠"
파이낸셜뉴스
2026.03.03 09:53
수정 : 2026.03.03 11:33기사원문
장항준 감독, 박지훈 배우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지난 2월 개봉해 900만 관객을 돌파한 ‘왕과 사는 남자’를 둘러싼 장항준 감독의 촬영 비하인드가 공개됐다. 장 감독은 결말에 대한 고민부터 절제된 연출, 공간 설정, 즉흥적으로 탄생한 장면까지, 영화 곳곳에 담긴 고민의 흔적을 털어놨다.
그 장면,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이유는?
장항준 감독은 개봉 전 인터뷰에서 “홍이의 마지막을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슬픔은 문 안이 아니라 바깥에 있다고 봤다. 창호지 문 너머에 있고, 관객 역시 그 바깥에 서 있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엄흥도(유해진 분)의 시선으로 이홍위를 바라보는 구조가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켜주지 못한 정의, 실현되지 못한 정의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결국 문 밖에서 슬픔을 나누는 것”이라며 “그것이 곧 잊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해당 장면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최소한의 컷으로 설계됐다.
이홍위 역을 맡은 박지훈은 엔딩 신을 떠올리며 “몸 안의 무언가가 크게 아픈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떻게 연기해야겠다고 상상하기보다는,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그대로 흡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촬영이 저녁 무렵 진행됐는데, 현장은 유난히 고요했다”고 떠올렸다.
“소품 하나를 놓는 것도 모두가 조심스러웠고, 스태프들 역시 말없이 움직였다. 선배들이 만들어준 분위기와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현장에 대한 신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홍위가 결국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용기를 사람에게서 얻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실제로 목이 메는 순간, 몸이 아팠다기보다 몸 안의 무언가가 크게 아픈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 역사가 사실이라면, 그가 느꼈을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단종의 죽음은 기록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인다. 우선 정사인 세조실록에는 단종이 1457년 영월에서 사사(賜死)됐다고 간략하게 적혀 있다. 단종을 폐위하고 즉위한 세조 치하에서 편찬된 기록이다.
반면 야사와 후대 문헌에서는 사약이 아닌 교살설이 등장하고, 시신이 동강에 버려져 며칠간 떠 있었다는 이야기, 이를 엄흥도가 몰래 수습했다는 내용 등이 추가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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