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LNG 생산차질'에 전력 선물값 급등
파이낸셜뉴스
2026.03.03 16:18
수정 : 2026.03.03 16:43기사원문
일본 4월물 전력 선물 가격 전주말 대비 16% 상승
독일 프랑스 4월물 전력 선물 가격 25% 급등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 정세 긴장이 전력시장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카타르에너지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중단 등으로 연료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전력 선물 가격이 전 주말 대비 20% 급등했다. 원유에 비해 액화천연가스(LNG) 재고가 적다는 점이 취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기점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데다 이란의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은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가 LNG 등 생산을 중단했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해당 시설의 연간 생산능력은 7700만t으로 세계 최대다.
현재로서는 2~3주 정도의 가동 중단이 예상되지만 장기화될 경우 그 영향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유럽 조사회사 케플러의 가타야마 쓰요시 수석 애널리스트는 "카타르의 생산 중단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가 LNG 시장 향방을 좌우할 최대 변수"라고 지적했다.
연료 부족 우려가 커지자 전력 선물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가스 가격 상승은 전력 도매가격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미리 가격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전력거래소인 유럽에너지거래소(EEX)에 상장된 일본 4월물 전력 선물 가격은 2일 kWh당 12.75엔으로 전주 말 대비 16% 상승했다. 유럽에서도 독일과 프랑스의 4월물 선물 가격이 한때 25% 올랐다.
EEX에 따르면 2일 거래량은 유럽과 일본을 합쳐 약 110TWh(테라와트시)에 달해 일일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역시 하루 2.8TWh가 거래돼 지난해 3월의 최고 수준과 동일했다.
과거에도 글로벌 연료 부족은 전력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일본에서는 2021년 겨울 한파에 따른 연료 부족과 2022년 우크라이나 위기로 인한 가스 가격 급등으로 전력시장 가격이 폭등했다. 헤지 없이 시장 조달에 의존하던 전력 업체들이 잇따라 파산했다.
가스 파이프라인이나 송전망이 해외와 연결돼 있지 않은 일본에서는 연료 수입 차질이 전력시장 혼란으로 직결될 수 있다.
닛케이는 "선물을 통한 가격 헤지와는 별개로 물리적 공급 중단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원유의 경우 두 차례 석유위기를 거치며 긴급 상황에서의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전략 비축 제도가 마련됐지만 LNG에는 이같은 시스템이 없다.
현재 일본은 전력·가스 회사 등이 보유한 민간 재고만 있으며 LNG 소비량 기준 2~4주분에 그친다. 약 250일분에 달하는 석유 비축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닛케이는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장기 계약이나 국가 차원의 전략 비축 등 추가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고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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