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길어질수록 韓증시 타격… 코스피 5500까지 밀릴수도

파이낸셜뉴스       2026.03.03 18:26   수정 : 2026.03.03 18:25기사원문
코스피 하루만에 452p 빠져
증권가 "장기전 여부가 최대 변수"
중동사태 단기 봉합땐 충격 일시적
반도체 업종 영향도 제한적 분석



증권가는 국내 증시를 강타한 중동지역 군사적 긴장의 최대 리스크로 전면전보다 지속기간으로 보고 있다. 사태가 단기간 봉합되면 일시적인 변동성 확대에 그칠 수 있지만, 장기전으로 이어지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증권가는 이날 국내증시의 급락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인 동시에 연초 이후 급등세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맞물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1~2월 두달 만에 48.17% 급등한 상황에서 중동발 리스크가 부각되자 외국인과 기관 중심으로 차익 매물이 가파르게 늘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사태가 단기간에 봉합될 경우 일시적인 위험 회피에 그칠 것으로 봤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고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경향을 보여왔다. 다만 과거 중동 분쟁 사례를 보면 유가가 단기 급등한 이후 실제 공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으면 증시는 점차 낙폭을 회복하는 흐름을 나타낸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실물 충격이 제한될 경우 이번 역시 변동성 확대 이후 점진적 회복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초 큰 상승을 보인 만큼 지수 레벨도 차익 실현을 자극하기 좋은 환경"이라면서도 "최근 지정학 리스크 상승 시기를 돌이켜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당시 코스피는 일주일 만에 사건 당일 낙폭을 모두 회복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전쟁 장기화를 가장 경계해야 할 시나리오로 꼽고 있다. 유가 상승세가 고점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증시 상단을 제한할 수 있어서다. 에너지 가격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이는 밸류에이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단기 변동성 국면을 넘어 상승 모멘텀이 둔화되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높은 유가가 지속될 경우 이는 글로벌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물가 경로를 통해 통화정책의 완화 속도를 늦춘다면 실질 유동성 공급 모멘텀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경우 실적 개선의 핵심 축인 반도체 업종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아 조정폭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란 지역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코스피 이익 사이클의 중심에 있는 반도체 업황을 훼손할 요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의 60% 이상이 대부분 미국에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다"며 "이란 인접 지역에서 직접 조달하는 반도체 원재료 비중도 제한적일 뿐 아니라, 매크로 불확실성에 따른 공급자의 보수적인 설비투자 기조가 오히려 메모리 가격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 하단 밴드를 5500선까지 열어놓고 있다. 다만 밸류에이션이 12개월 선행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 1.55배 수준까지 낮아질 경우,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이익 개선 흐름이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추가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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