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출범하는 중수청·공소청… 사람 떠나고 사건만 남을라

파이낸셜뉴스       2026.03.03 18:53   수정 : 2026.03.03 18:53기사원문
검사실마다 300~400건 쌓여 있어
7개월 마감 시한에 쫓겨 졸속 우려
청사 마련·행정 인프라 구축 촉박
수사관 등 인력 확보는 더 큰 문제
중수청 희망자 설문에서 0.8%뿐
공소청 보완수사권 이제서야 논의



검찰청 해체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7개월여 앞두고, 사건 처리의 부실화와 행정적 인프라 미비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인력 부족 속에 10월이라는 '마감 시한'에 쫓긴 사건들이 대거 졸속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청사 확보와 전산 시스템 개편 등 물리적 준비조차 기한 내 완결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3일 공소청법 입법예고안 부칙에 따르면 양대 기관이 설립되면 검사가 직접 수사를 시작한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대형참사) 등 대부분 사건을 중수청이나 관련 수사 기관에 이관해야 한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건 등은 공소청이 계속 담당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6개월 이내에 마무리하지 않을 경우 사건을 넘겨야 한다.

그러나 검찰청이 7개월 뒤에 없어진다는 점이 일선 검사들에겐 딜레마다. 자신들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남은 기간을 구태여 사건 해결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그냥 가지고 있다가' 타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일부 법조계에선 관측한다. 김건희·내란·채상병 등 3대 특검과 2차 종합특검에 인력이 줄줄이 빠져나가면서 수사를 하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푸념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한창 수사력이 오른 8년차 이상 전결검사 다수가 특검에 가거나 유학, 휴직, 사직 등으로 빠져나가며 대부분 검사실이 초임 검사와 부부장 이상급 검사로 채워진 것이 현실"이라며 "초임 검사의 사건 처리 속도는 경험이 풍부한 검사와 크게 다르기 때문에 밤을 새워도 미제 사건을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각 검사실마다 300~400건의 사건이 쌓여 있는데 검찰 내부는 물론 외부도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검사 개인의 사명감에만 기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공소청의 경우 기존 검찰청 청사를 활용한다 치더라도 3000명 초대형 기관으로 출범하는 중수청의 청사 마련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설비 이전·설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등에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킥스는 형사사법업무 처리 기관이 형사사법 정보를 작성·취득·저장·송신·수신하는 데 이용하는 전자 관리 체계다. 검찰, 경찰, 법원, 법무부 등 사법기관 관계자 모두 사용한다.

대검찰청 검사 시절 킥스 구축·운영 관련 단장을 역임한 김종민 법무법인 MK 파트너스 변호사는 "킥스 개편에는 시간은 물론 비용도 크게 든다"며 "산적한 일들이 많아 킥스 관련 예산이 확보된 상황인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물리적 준비가 완료되더라도 수사관 등 인력 확보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지난해 12월 대검 검찰제도개편 TF 설문 결과 중수청 근무 희망 검사는 7명(0.8%)에 불과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 공소청 개정안은 검사를 우대하는 수사관 이원화 조항도 없어진 상황이라 검사들의 중수청 희망도는 더 낮아졌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검찰개혁의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문제 논의를 시작한다.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주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무너지고 자의적 권한 행사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의견과 이마저 없애면 수사기관의 통제가 어려워지고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이 약화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오는 11일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 공개토론회, 16일 추진단 주관 종합토론회 등을 진행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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