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권교체 리스크 인정…유럽 동맹과 균열 노출

파이낸셜뉴스       2026.03.04 04:25   수정 : 2026.03.04 1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관련해 ‘정권 교체 실패’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전쟁 개시 초기 강하게 시사했던 체제 전환(regime change)이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 중 “최악의 경우 우리가 이 일을 하고 나서 이전과 다를 바 없는, 혹은 더 나쁜 인물이 권력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럴 가능성도 있다. 몇 년 뒤 돌아봤을 때 더 나을 게 없는 사람을 세워놨다는 걸 깨닫는다면 그것이 최악”이라고 했다. 다만 이어 “그런 일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는다”며 “이란을 바로잡을 인물이 집권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까지만 해도 이란 정권 교체를 강하게 시사했지만, 이날은 목표를 “이란 군사 역량 파괴”로 좁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며칠 만에 이란 군대가 대부분 무력화됐다”며 “해군도, 공군도 사실상 기능하지 못하고 있으며 공중 탐지 능력과 레이더도 무력화됐다. 거의 모든 것이 무력화됐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전쟁 개시를 압박했다는 주장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내가 그들을 압박했을 수도 있다”고 말해, 전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설명과 엇갈렸다. 그는 “협상 상황을 보면 이란이 먼저 공격했을 것”이라며 선제 대응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전쟁이 유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하루 만에 11센트 상승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잠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이 끝나면 이전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브렌트유가 배럴당 85달러를 돌파하는 등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메르츠 총리는 “이란 문제에서 같은 입장”이라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과 영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페인 정부가 국제법 위반을 이유로 전쟁 참여를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장관에게 스페인과의 무역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그냥 날아가 기지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주권 침해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영국에 대해서도 “매우 비협조적이었다”며 차고스 제도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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