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발? 아직 무리하면 안 되는데"… '삼성 구세주' 장찬희 향한 옛 스승의 애틋한 경고

파이낸셜뉴스       2026.03.04 09:00   수정 : 2026.03.04 09:00기사원문
줄부상 신음하는 삼성 마운드… '5선발' 구세주로 떠오른 19세 루키
기뻐하면서도 신인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오버페이스' 경계
고3 시절 뼈저린 부상 아픔 알기에… "당장 빛나기보다 다치지 않기를"





【부산(기장)=전상일 기자】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에 혜성처럼 등장한 19세 루키 장찬희. 최근 원태인, 이호성, 이호범 등 주축 투수들의 줄부상에 이어 외국인 투수 맷 매닝의 퇴출까지 확정되며 사자 군단의 시름이 깊어진 가운데, 오키나와에서 완벽한 쾌투를 펼친 장찬희는 단숨에 '5선발' 후보로 급부상했다. 팬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찌르고, 그를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일,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만난 경남고 전광열 감독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휘문고와의 '2026 명문고 야구열전' 예선전을 앞두고 만난 전 감독은 최근 애제자 장찬희와 관련해 쏟아지는 축하와 문의에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당장의 맹활약에 기뻐하기보다, 행여나 제자가 다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먼저 앞섰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찬희는 분명히 그만한 재능을 품고 있는 투수다.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능력이 탁월하고, 무엇보다 큰 경기에서도 떨지 않는 담대한 심장을 가졌다"며 장차 훌륭한 선발 투수로 성장할 재목임은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내 "지금 당장 5선발로 뛰기에는 아직 프로에서 버틸 수 있는 '경기 체력'이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고교 무대에서는 4~5경기를 연달아 선발로 뛰어본 경험도 없고, 매일 불펜에서 대기해 본 적도 없기 때문에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힘을 쓰면 결국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 감독의 냉정한 진단이었다.



특히 전 감독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이제 막 프로 유니폼을 입은 신인들이 흔히 빠지는 '오버페이스'의 함정이다.

그는 "스프링캠프에 가면 신인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능력 이상을 보여주려고 안간힘을 쓰게 된다"며 "엄청난 선배들의 야구에 자극받고 1군 감독님 눈에 들고 싶어 하는 마음이 합쳐지면 자신도 모르게 무리를 하게 되는데, 그러다 덜컥 다치는 신인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가만히 있어도 잘할 수 있는 선수다. 당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아도 되니까, 제발 천천히 다치지 않고 갔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바람을 덧붙였다.


장찬희는 고3 시절이던 지난해, 발목 부상이라는 큰 풍파를 겪고도 이를 악물고 재활을 버텨내며 팀의 전국대회 2관왕을 이끌어낸 바 있다. 누구보다 제자의 아픔과 눈물, 그리고 마운드를 향한 간절함을 가까이서 지켜봤기에 전광열 감독의 시선은 화려한 1군 선발 마운드가 아닌 제자의 건강한 어깨를 향해 있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애제자의 소식에 흐뭇해하면서도 행여나 무리할까 봐 쓴소리와 걱정부터 앞서는 모습은 영락없는 '고교 스승' 그 자체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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