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비만의 공습...“의지 탓 말고 '환경' 을 '넛지'하라”

파이낸셜뉴스       2026.03.04 10:25   수정 : 2026.03.04 10: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매년 3월 4일은 ‘세계 비만의 날’이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비만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다이아베시티(Diabetes+Obesity, 비만형 당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 용어는 단순히 비만이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경고에 그치지는 않는다.

다이아베시티는 비만이 우리 몸의 대사 시스템 전체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첫 번째 사이렌일 뿐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2024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성인 비만율은 2016년 35.5%에서 2024년 37.9%로 상승했다. 특히 30대와 40대의 비만율이 각각 33.5%, 37.9%를 기록했고, 40대 남성의 경우 10명 중 6명 이상이 비만 상태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태가 아니다. 의학적으로는 체내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돼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다이아베시티’는 비만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폭발적으로 높인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 2025’를 보면 비만 인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17.6%로, 비비만인구(9.5%)보다 약 2배 높았다. 특히 65세 이상 비만 인구에서는 3명 중 1명(31.6%)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의 문제는 당뇨에서 멈추지 않는다. 비만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혈당 조절 실패는 물론 만성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로 2025년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성인의 복합 만성질환 현황 및 관련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40~50대가 비만일 경우 정상 체중 대비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이 2개 이상 동반될 위험이 6.3배 높았다.

아직도 비만을 개인의 의지 박약이나 게으름 탓으로 돌리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규정했고, 대한비만학회 역시 ‘비만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질병으로서의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

비만은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 이상, 뇌의 보상 회로 문제 등 복합적인 생물학적 기전이 얽힌 질병이다. 코로나19 이후 활동량 감소와 서구화된 식습관이 겹치며 전 연령층에서 비만 유병률이 빠르게 높아지는 중이다.

비만을 극복하기 위한 핵심은 실천할 수밖에 없는 ‘환경의 설계’다. 개인의 의지에만 의존하는 대신 일상 속 선택 구조를 바꾸고 행동을 지속하게 하는 ‘넛지(Nudge)’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유연한 목표 설정을 돕는 ‘데이터 넛지’다. 하루 1만보 걷기는 대표적인 건강 목표지만 최근 WHO와 주요 연구에서는 사망률 감소와 혈당 조절 효과가 6000보 수준에서도 확인됐다. 건강관리 앱 ‘캐시워크’의 챌린지 플랫폼 ‘팀워크’ 역시 6000보를 기준으로 운영하며 이용자가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는 목표를 선택해 실천하도록 돕는다.

함께하는 다이어트를 만드는 ‘소셜 넛지’ 환경이 필요하다. 지자체 보건소가 운영하는 지역 단위 걷기 챌린지나 기업의 팀 단위 건강 캠페인처럼 공동 목표를 설정하고 기록을 공유하는 구조는 집단 효능감을 높인다. 민간 플랫폼에서도 이러한 팀 기반 모델을 적용해 참여 지속률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보상 구조의 재설계’도 중요하다. 걷기 등 신체활동 후 제공되는 보상은 운동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 행동 반복을 유도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를 통해 걷기 등 건강행동 실천 시 현금성 지원금으로 전환 가능한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보상 설계는 운동을 보다 자연스럽게 일상에 안착시키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최근 각광받는 비만 치료제 역시 생활습관 교정 없이는 반쪽짜리 처방에 불과하다. 치료 효과를 유지하고 요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약물·의학적 치료와 함께 일상을 관리하는 환경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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