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상장으로 닷컴버블 재현될 것" 與 코스닥 분리 추진에 노동계 '총력투쟁'
파이낸셜뉴스
2026.03.04 15:11
수정 : 2026.03.04 15:33기사원문
사무금융노조 한국거래소지부, 청와대 앞 350여명 규모 집회 개최
與,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병행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지부는 4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조합원 총회 및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코스닥 분리 철회하라. 닷컴버블 재림이다' '시장 감시 분리로 불공정 거래 만연한다.
거래소 지주사 전환은 자본시장 파괴다'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는 350여명이 참석했다.
이어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코스닥 시장을 분리하면 적자 내는 벤처기업들이 현금을 쓸어담을 수 있게 되냐"며 "어제와 오늘 코스피가 800p 이상 빠지는 게 한국거래소가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기 때문인가. 금융위원회를 통해 시장 퇴출 기준을 법제화하고 시가총액 (기준을) 강화하면 얼마든지 시장 건전성을 담보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장 건전성을 훼손시키는 것은 정치인의 시장 개입"이라며 "우리 의견은 단 한마디도 묻지 않고 대통령 말 한마디에 지주사 전환이 가능하고 코스닥 시장을 분리시키는 정치놀음은 이제 끝내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이날 서동수 사무금용노조 공공금융업종 본부장 역시 "말은 선진 자본시장·거래소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 방법은 정말 후진적"이라며 "코스닥이 분리되면 시장 경쟁력이 강화되고 활성화되는지 누구도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 조직도 그림 그리기 대회를 중단하고 지금부터라도 시장 참여자와 노동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노동계는 코스닥을 별도 시장으로 분리하고 '상장 체력'이 준비되지 않은 부실 기업들을 무리하게 유입시킬 경우 시장 감시 기능과 경쟁력이 훼손돼 1999년 '닷컴버블'이 재현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노조 측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에 '지주사 전환으로 낙하산 자리 5개' '종속 지주사 관치금융 그만' 등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 10여개를 배치했다.
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6일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각 시장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함으로써, 독립적인 운영 체계 안에서 시장 특성에 맞는 상장·감시·퇴출 기준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유망한 벤처·스타트업의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개정안에는 △독립적인 시장감시법인 신설 △청산·결제 업무 위탁 관련 조항도 담겼다.
김 의원은 법안 제안이유에 대해 "코스닥은 기술·혁신기업의 성장과 모험 자본의 선순환을 위해 출범한 시장임에도 오랜 기간 코스피 중심의 단일 운영 구조 속에서 정체성과 기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지속됐다"며 "이 법안을 통해 코스닥을 혁신기업의 성장 무대로 재정립하고 국내 자본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 대한 제도 개혁 필요성을 언급한 데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달 9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코스닥이 독자 생존력을 갖춘다면 3000시대도 가능하다고 보냐"는 질문에 "코스닥도 코스피처럼 제도 개선과 변화가 필요하다. 김태년 의원안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 대책을 마련해 입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법 개정에 힘을 보탰다.
한편 사무금융노조는 이날 한국거래소 사옥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거래 시간 연장(오전 7시 개장) 반대' 무기한 농성에도 돌입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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