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떨리더니, 극심한 변비까지"…60세 넘으면 10명 중 1명 걸리는 '이 병'

파이낸셜뉴스       2026.03.04 19:00   수정 : 2026.03.04 19:00기사원문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
손 떨림 등 주요 증상 나타날 땐 이미 세포 손상 심각





[파이낸셜뉴스] "처음엔 냄새를 잘 못 맡았어요. 변비가 심해졌고, 밤에 소변을 자주 보게 됐죠. 그런 게 파킨슨병의 전조증상이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

파킨슨병은 뇌 속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면서 몸의 움직임에 이상이 생기는 만성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국내 60세 이상 인구의 약 1%가 앓고 있으며, 최근 5년 새 환자 수가 20% 급증하는 추세다. 파킨슨병을 의심해야 할 주요 증상과 진행 단계, 치료 및 관리법을 짚어본다.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 국내 11만 명 이상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뇌의 흑질에 분포한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도파민은 몸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조율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파킨슨병의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무렵에는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60~70% 손상된 경우가 많다. 그전까지는 아무 이상 없이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려운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23년 기준 11만여 명에 달한다. 60세 이상의 파킨슨병 유병률은 약 1%이고 70대 이상에서는 더 높아진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우리나라에서 환자 증가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킨슨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수록 도파민 신경세포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60세 이후 파킨슨병 발병률이 급격히 늘어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발병률이 높아진다. 학계에서는 LRRK2, PINK1 등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파킨슨병 발병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머리 부분에 강한 충격을 받은 적이 있거나 농약·제초제 등 독성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도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그냥 피곤한 줄 알았어요"…손 떨림보다 먼저 오는 전조증상


파킨슨병은 손 떨림 같은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눈에 잘 안 띄는 신호가 먼저 찾아온다. 이 시기를 '전구기(prodromal phase)'라 하며, 이때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

가장 흔한 전조증상은 후각 저하다. 60세 이상에서 감기도 아닌데 음식 냄새가 갑자기 잘 안 맡아진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자다가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격하게 움직이는 수면 중 행동장애(RBD)도 대표적인 전조증상이다.

또한 파킨슨병 초기에는 심한 변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장 신경계에도 도파민 신경이 분포하기 때문에 뇌보다 장이 먼저 반응할 수 있다.

그외 이유 없는 우울감·무기력증이 지속되거나, 야간 빈뇨(밤에 소변을 자주 봄)·절박뇨(소변을 참기 힘듦)배뇨 장애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노화나 스트레스 탓으로 넘기기 쉬운 증상들이지만, 짧은 시간 내에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본격적인 운동 증상은 도파민 신경세포가 70% 가까이 손상된 후에야 겉으로 드러난다.

파킨슨병의 가장 널리 알려진 증상은 가만히 쉬고 있을 때 손발이 떨리는 증상이다. 팔다리가 뻣뻣해지며 관절을 구부릴 때 톱니 걸리는 듯한 저항감이 느껴지는 근육 강직도 흔하다.

그외에도 표정이 굳고 전체적으로 행동이 느려지며 글씨를 쓸 때 크기가 점점 작아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중기를 지나면 균형을 잡기 어렵고 자주 넘어지는 등 자세가 매우 불안정해지게 된다.

완치는 어려워… 치료는 빠를 수록 좋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만으로 증상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도파민 전구물질인 레보도파(levodopa)가 대표적인 1차 치료제다. 이와 함께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나 MAO-B 억제제 등을 병용한다.

약물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뇌심부자극술(DBS)'을 고려한다. 뇌에 미세 전극을 삽입해 이상 신호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약물 부작용을 줄이고 운동 기능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도 치료의 일환이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근력 운동·균형 훈련은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재활에 도움이 된다.

파킨슨병은 완치가 불가능한 만성 진행성 질환이다. 약물과 수술, 재활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파킨슨병 치료의 현실적 목표다. 의심 증상이 나타난 경우라면 지체하지 말고 신경과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똘똘한 건강 정보'를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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