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32조 훌쩍 넘었는데… 반대매매 공포 커진 개미
파이낸셜뉴스
2026.03.04 18:31
수정 : 2026.03.04 18:31기사원문
‘이란 쇼크’에 조정 장세 불가피
강세장만큼 조정 폭도 커질 전망
지수 급락, 반대매매 압박 직결
신용융자 강제 청산으로 이어져
하방 변동성 커지는 악순환 우려
상승장에 올라타기 위해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이 반대매매 공포에 떨고 있다. '이란 쇼크'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등 당분간 조정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강제 청산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606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2영업일 이내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미수거래로 산 주식의 결제 대금을 제때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통해 주식을 강제로 팔아 빌려준 돈을 회수한다.
올 들어 반대매매 규모도 급격히 늘었다. 올해 일평균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16억원으로, 지난해 평균 71억원 대비 급증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1.11%로, 지난해 0.76% 대비 큰 폭 올랐다. 돈을 제때 갚지 못한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금투협은 미수거래 대비 반대매매 규모만 집계하고 있어 신용거래융자 반대매매를 포함할 경우 반대매매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주식이 대출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주가 하락으로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날 기준 32조804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월 29일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2조7000억원가량 불어났다.
반대매매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도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대출금뿐만 아니라 원금 손실 위험이 크다. 반대매매가 늘면 낮은 가격에 주식이 쏟아지기 때문에 하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증권가에선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강세장을 이어온 만큼 조정 폭도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평년엔 10% 이상 하락하는 조정장이 1년에 한 번꼴로 나오지만, 강세장에선 최소 두 번 이상"이라며 "평소엔 일간 변동이 2~3% 정도이면, 강세장에선 4~5%를 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쟁 이슈가 장기적으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전쟁은 금융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을 줬으나,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장기적으로 훼손시키지는 못했다"며 "국내 증시의 단기 급등과 기술적 과열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스러운 정상화' 국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단기 가격 결정력은 주가수익비율(PER)보다 환율·외국인·변동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며 "일정 구간에 진입하면 밸류에이션이 추가 매도 실익을 급격히 낮춰 하방 경직성을 만든다"고 덧붙였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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