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집중된 외국인 매도… "포지션 조정 성격"

파이낸셜뉴스       2026.03.04 18:31   수정 : 2026.03.04 18:31기사원문
외국인 보유 비중 지난달과 비슷
구조적 자금 이탈로 보기 어려워

코스피 급락 국면에서 외국인의 대량 매도 물량이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매도가 국내 증시 이탈이라기보다 반도체 대형주 중심 포지션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3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총 19조5777억원을 팔아치웠다.

다만 이날은 2437억원을 순매수하며 최근 이어지던 매도 흐름이 일단 멈춘 모습이다.

최근 외국인 매도는 특정 업종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가 17조1780억원으로 가장 컸고 SK하이닉스가 4조442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우도 9336억원 순매도됐다. 상위 종목 대부분이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채워지면서 최근 외국인 매도 역시 사실상 반도체 대형주 포지션 축소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하락을 외국인 포지션 축소로 규정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 근거는 업종별 외국인 수급이 반도체에 과도하게 쏠렸다는 점"이라며 "전날 반도체 순매도 규모는 전체 코스피 순매도 규모의 84%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국내 증시에서의 구조적 자금 이탈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달 26일 38.15%에서 이날 37.57%로 약 0.6%p 하락했다. 다만 현재 비중은 지난달 초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인 포지션 조정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유지되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일부 증권사는 오히려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전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6만원으로 올렸고 한국투자증권도 27만원으로 상향했다. SK하이닉스 역시 키움증권이 목표주가를 130만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150만원으로 각각 높였다. 메모리 업황 개선과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 분위기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설명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부족 심화로 분기 가격 협상이 사실상 물량 할당을 위한 고객사 간 경쟁 입찰로 변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1·4분기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1·4분기 평균판매가격(ASP)에도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 측면에서 이미 밸류에이션 하단 구간에 근접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5090선까지 하락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8.7배 수준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실적 레벨업 이후 형성된 밸류 밴드의 스트레스 하단에 근접한 수준으로 추가 매도 실익이 점차 줄어드는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