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환율 역대급 변동, 위기 대응 비상플랜 짜야

파이낸셜뉴스       2026.03.04 18:40   수정 : 2026.03.04 18:40기사원문
코스피 또 급락, 환율 1500원 터치
‘3고’ 지속땐 올 성장률 타격 불가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예상보다 격렬하고 장기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이기는 하지만 1500원을 돌파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일에 이어 4일에도 무려 12.06%나 폭락해 5093.54로 마감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1.40달러로 4.7% 상승했다.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보다 11.7% 급등했다.

정부는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전쟁이 일찍 끝나지 않고 확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하락률이 주변국보다 더 큰 것은 그동안 단기간에 급등한 것도 하나의 이유이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체력이 일본 등 주요국보다 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크게 오를 때는 좋겠지만 내릴 때는 투자자는 물론 경제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환율 급등은 외국인의 주식 매도 영향도 있고, 확전 공포로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돈이 몰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시설과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들을 공격하면서 에너지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경제 규모에 비해 석유 소비량이 많은 국가다. 세계 분석기관들은 유가가 오르면 한국과 대만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고환율과 고유가는 도미노처럼 물가를 끌어올린다. 물가 상승은 소비를 위축시켜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게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2달러를 유지할 경우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가 0.60%p 더 오르고, 경제성장률이 0.45%p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2%대 성장률 회복을 기대하는 한국 경제는 중동전 암초를 만나 목표 달성이 쉽지 않게 됐다. 불황이 끝나지도 않은 마당에 고환율·고유가·고물가라는 이른바 3고(高)는 경제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부를 수 있다. 금융 시장의 혼돈은 금세 실물경제로 옮겨붙을 수 있다.

중동전쟁이 끝날 때까지 정부는 비상플랜을 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석유와 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확보다. 석유 비축분으로 210일을 견딜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밑 빠진 독처럼 패닉 상태에 빠진 주식시장과 환율 또한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최대한 안정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위기는 언제나 닥칠 수 있고 그때마다 우리는 잘 극복해 냈다. 이럴 때일수록 경제주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정치권도 정신 차려야 한다. 지금은 정쟁으로 날을 지새울 때가 아니다.
대미투자법을 비롯한 기업을 지원하는 경제법안부터 처리하기 바란다. 위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언제나 초당적 협력이다. 나중에 싸우더라도 위기 국면에서만큼은 여야가 손을 맞잡고 국가경제를 위해 제 할 일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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