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없는 민족' 쿠르드도 참전, "美 요청" 논란

파이낸셜뉴스       2026.03.05 08:49   수정 : 2026.03.05 08:50기사원문
이라크서 넘어온 수천명 쿠르드 전투원들…이란 북서부서 지상 공세 보도
이란 정권 잔존 세력에 맞서 내부 봉기 촉발 노려
이란 서북부 쿠르드 지역은 과거부터 반정부 활동 반복



[파이낸셜뉴스] 이란 북서부에서 쿠르드 무장세력이 국경을 넘어 지상 공세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란 정세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란 내부에서 반정부 봉기를 촉발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관련 국가들은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며 사실관계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폭스뉴스는 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수천명의 쿠르드 전투원이 이라크에서 국경을 넘어 이란 북서부로 진입해 지상 공세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오랫동안 이라크에 거주해 온 이란계 쿠르드인으로, 이번 작전에 참여하기 위해 고향 지역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투원들은 이란 정권 잔존 세력에 맞서 보다 광범위한 반정부 봉기를 촉발하려는 쿠르드계 민병대로 추정된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직접적인 군사 지원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미군이 이란 내부 반군을 무장시키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미국 정부 내 다른 기관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도 쿠르드 세력 지원설을 부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쿠르드 무장세력에 무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이라크 측은 쿠르드 전투원 이동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라크 북부 에르빌에서 마수르 바르자니 총리의 비서실 부실장은 "이라크 쿠르드인 가운데 단 한 명도 국경을 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에서는 쿠르드 세력 지원 사실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이스라엘은 이란 서부에서 활동하는 쿠르드 민병대를 지원하고 있다"며 "목적은 이란 내부 지역을 장악해 정권에 도전하고 더 큰 규모의 봉기를 촉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르드 무장세력의 움직임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는 이란 정권 내부 안정성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 서북부 쿠르드 지역은 역사적으로 반정부 활동이 잦았던 지역으로 외부 지원이 결합될 경우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쿠르드족은 터키·이란·이라크·시리아 접경 산악지대에 약 3000만~4000만명이 흩어져 사는 중동 최대의 '국가 없는 민족'으로, 오랜 기간 자치와 독립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져 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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