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장벽 높인 EU, IAA 요건에 불확실성 커진 韓 전기차

파이낸셜뉴스       2026.03.05 16:33   수정 : 2026.03.05 16:36기사원문
배터리 영향은 제한적..현지생산 갖춰 기대감도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중국에 대한 견제 성격으로 유럽 우대 정책을 담은 '산업가속화법(IAA)'을 공개하면서 국내 자동차업계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EU 원산지 요건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 포함돼 요건이 다소 완화됐지만, 주로 완성차 형태로 유럽에 전기차를 수출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 특성상 '역내 조립' 조건에 배치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배터리 업계는 이미 현지화를 선제적으로 추진한 만큼 역내 생산 요건을 상당히 충족하고 있어 영향이 제한적이면서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5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4일(현지시간) 자동차·철강·시멘트·알루미늄 등 전략 산업과 풍력터빈 등 친환경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시 '역내 제조' 요건을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IAA를 발표했다.

IAA에 따라 향후 기업이 EU 공적자금을 지원받으려면 EU산 부품의 최소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전기차 제조업체의 경우 EU 당국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차량 부품의 최소 70%를 EU에서 생산해야 하는 것이다.

'메이드 인 유럽'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을 놓고 EU 내에서도 격론이 오갔으나 결국 EU와 FTA를 체결한 국가에 대해선 상호주의 원칙을 기반으로 EU산과 동등하게 간주하기로 하는 등 요건이 다소 완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현지 생산 비율이 수치로 제시되면서 자동차 업계에 대한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아이오닉 5와 6를 비롯해 EV6 등 전기차 대부분이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수출되고 있다.

체코 노쇼비체(HMMC)·슬로바키아 질리나(KMS)·튀르키예 이즈미트(HMTR) 등 유럽 3개 생산 거점 중 체코·슬로바키아는 EU 단일시장 내에 위치해있어 역내 생산 요건을 원칙적으로 충족하지만 튀르키예는 EU 단일시장 외부에 위치해 IAA 요건에 해당할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

여종욱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장은 "IAA 관련와 관련해 EU원산지 조건에 FTA 체결국이 포함된 점은 일단 다행스러운 결과로 생각한다"면서 "다만,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EU조립 조건이 들어간 것은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 지부장은 "한국은 생산지와 상관없이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EU가 역내 생산을 조건으로 하는 부분은 상호주의에 위배된다"며 "향후 EU의회 등을 거치며 수정 가능성이 있는 바, 동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필요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전망이다.
유럽에 생산 공장을 두고 현지화 전략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온 만큼, 역내 생산 요건 등 제반 조건을 상당 부분 이미 충족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인근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에 공장을, SK온은 헝가리와 폴란드에 복수의 공장을 설립해 현지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보다 EU 쪽에 더 적극적으로 진출해 온 만큼, IAA로 인한 직접적인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동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