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기준 80㎏→20㎏으로 바꾼다
파이낸셜뉴스
2026.03.05 18:15
수정 : 2026.03.05 19:33기사원문
농식품부 "농가들과 논의해 결정"
농림축산식품부가 산지 쌀값을 가마니 단위인 80㎏ 기준으로 계산하는 방식을 20㎏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가데이터처의 쌀값 기준이 20㎏인 데다 소비자 쌀 구매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가파르게 오른 쌀값을 두고 여야와 생산자·소비자 간 온도 차가 커지면서 정부가 쌀값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모으기 위한 첫 단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산지 쌀값 수량 기준을 80㎏에서 20㎏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965년 국회 회의록에도 80㎏ 단위가 쓰인 점에 비춰 보면 61년 만에 바뀌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지 쌀값이란 농가 벼를 수매한 농협 등 미곡종합처리장(RPC)과 유통업체 간 1차 거래가격을 말한다. 산지 쌀값은 공공비축 매입가 결정, 쌀 수급대책 및 시장격리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농민단체가 '쌀값 20만원 보장하라'고 외치는 구호는 80㎏ 기준을 뜻한다.
농식품부가 산지 쌀값 수량 기준을 조정하려는 이유는 통계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다. 쌀값 통계는 2008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국가데이터처로 이관되면서 20㎏ 단위로 집계되고 있다. 반면 농식품부는 농민에게 익숙한 정책 운용을 위해 기존 80㎏ 기준을 활용해 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도소매 쌀값도 20㎏ 기준이다. 20㎏은 일반 가정용 쌀 한 포대에 해당한다. 더 작은 10㎏ 소포장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3.9㎏이다. 가마니는 이제 체감하기 어려운 단위가 된 셈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쌀값 상승폭이 큰 상황에서 농식품부가 생산자와 소비자 간 논의를 조율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80㎏, 20만원대로 논의가 이뤄질 경우 쌀값을 오해할 소지도 있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올 1월 기준 20㎏ 소비자 쌀값은 6만3000원으로 g당 3.15원 수준"이라며 "한 공기 90g 기준 쌀값은 약 284원이다. 1인당 하루 쌀 소비량 148g(1.6공기)으로 계산하면 하루치 쌀값은 약 460원, 연간으로는 약 17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쌀을 대량구매하는 자영업자와 일부 소비자단체는 쌀값이 급등락해 부담이 크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
다만 농식품부는 '적정 쌀값'이 얼마인지는 명확한 답을 피하고 있다. 가격 자체보다는 변동폭을 줄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 5만7687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9% 상승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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