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5%로 낮춘 中, 국방비는 400조로 늘렸다

파이낸셜뉴스       2026.03.05 18:31   수정 : 2026.03.05 19:35기사원문
팬데믹 이후 소비회복 지지부진
속도보다 안정적 구조개편 택한듯
내년 건군 100주년 현대화 의지
對美메시지, 지난해보다 톤 낮춰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4.5~5%로 낮추면서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위기와 소비 둔화, 미중 갈등 등 구조적 문제가 동시에 겹치면서 중국 정부가 성장 속도보다는 안정과 구조 개편에 정책 초점을 옮기고 있다는 평가다. 이달 말께 미중 정상회담을 의식한 듯 대미 메시지는 다소 부드러워졌다.

"속도보다 질" 정책 전환 시그널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4.5~5%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3년간 유지해 온 5% 안팎 성장 목표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목표 조정이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오랫동안 6~8%대 고성장을 유지해 왔지만 인구 감소와 부동산 경기 침체, 생산성 둔화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부동산 산업은 한때 GDP의 약 25~3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 성장의 핵심 축이었지만 최근 대형 개발업체 부채 위기와 주택 수요 감소로 장기 침체에 빠진 상태다.

내수 회복이 더딘 점도 문제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정부가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소비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청년 실업률 상승도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외 환경 역시 중국 경제에 부담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및 첨단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미중 갈등 장기화는 중국의 기술 발전과 수출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중국 정부는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 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올해 재정 적자율은 GDP 대비 약 4% 수준으로 유지됐다. 재정 적자 규모는 5조8900억위안(약 1254조원)으로 지난해보다 2300억위안 늘어난다. 2035년까지 1인당 GDP를 2020년 대비 2배로 늘린다는 장기 목표 아래 연구개발(R&D) 지출을 연평균 7% 이상 확대하고 산업 구조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리 총리는 "올해는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의 출발점이 되는 해"라며 "경제 구조 조정과 위험 방지, 개혁 추진을 위한 여유를 확보하고 향후 발전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비 늘리고, 외교 톤은 낮추고


국방 지출 예산은 지난해보다 7.0% 늘어난 1조9096억위안으로 설정, 군사력 확대 기조를 이어갔다. 증가율은 소폭 낮아졌지만 5년 연속 7%대 증가세다. 2027년 건군 100주년 목표 달성을 위한 군 현대화 추진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일본은 "중국은 충분한 투명성을 결여한 채 군사력을 광범위하고 급속하게 증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또 미국에 대한 직접 비판 수위를 다소 낮추는 대신 국제무대에서 우군을 확대하겠다는 외교 전략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독립 자주의 평화 외교 정책을 견지하고 평화 발전의 길을 걸어야 한다"며 "글로벌 동반자 관계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를 단호히 반대하며 국제적 공평·정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에서는 기존 외교 기조 대부분이 유지된 가운데 '글로벌 동반자 관계 네트워크 확장'이라는 표현이 새롭게 포함됐다. 이는 시진핑 체제에서 자주 사용되는 외교 개념으로 양자 관계 격상 등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우군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해에는 "모든 형태의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며 미국의 통상 압박을 겨냥한 비판을 제기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을 연상시키는 직접적인 표현의 비중을 줄였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리 총리는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에 반대해야 한다"며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 발전을 추진하고 조국 통일 대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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