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돌풍에 꼬여버린 C조... 류지현호 8강 확률은 높아졌지만, 대만-호주전 말 그대로 혈전이다

파이낸셜뉴스       2026.03.07 11:12   수정 : 2026.03.07 11:12기사원문
일본에게 패해도 대만, 호주전 이기면 자력 8강 진출
일본-대만에게 모두 패해도 호주만 잡으면 8강 진출 경우의 수 생겨
2승 2패로 대만, 호주, 한국 물릴 경우 세 팀 간 최소 실점
대만, 호주전에 마운드를 집중하는 류현진호의 실리





[파이낸셜뉴스] 17년 만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진출을 향한 류지현호의 진짜 시험대는 어쩌면 한일전이 끝난 직후부터 열릴지도 모른다.

호주가 대만을 3-0으로 완파하는 대이변을 연출하면서, C조의 판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우리나라는 7일 운명의 한일전을 치른 뒤, 8일 대만, 9일 호주와 쉴 틈 없는 혈전을 벌여야 한다.

당초 대만과 조 2위를 다툴 것이라는 가상 시나리오는 이미 휴지 조각이 된 지 오래다. 이제는 누구 하나 방심할 수 없는, 물고 물리는 진흙탕 싸움이다.

일단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한국의 8강진출 확률은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 왜냐하면 남은 경기에서 2패를 해도 8강에 올라갈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열렸기 때문이다. 호주가 대만을 잡아준 덕분이다. 하지만 일본전 이후의 2경기는 양 팀 모두 같은 생각으로 달려들 것이라서 혈전이 예상된다.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역설적으로 '벼랑 끝에 몰린' 대만이다. 2024년 프리미어12 우승으로 기세가 하늘을 찔렀던 대만은 호주와 일본에 연달아 영봉패를 당하며 자존심이 철저히 짓밟혔다. 두 경기 팀 타율은 0.075로 1할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8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은 대만에게 8일 한국전은 단순한 조별리그 1경기가 아닌, 대만 야구의 명운이 걸린 단두대 매치다. 7일 체코전에서 타격감을 조율한 뒤 한국전에 모든 전력을 쏟아부어 참패의 분노를 씻어내려 할 것이 자명하다.



9일 맞붙는 호주 역시 얕볼 수 없는 거대한 장벽으로 성장했다. 대만과 체코를 연파하며 2승을 선점한 호주는 이제 다크호스를 넘어 조 1, 2위를 다투는 유력한 후보다.

2023년 WBC 1차전에서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호주는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빛나는 트래비스 바자나를 필두로, 제리드 데일과 라클란 웰스 등 한국 야구를 꿰뚫고 있는 KBO리그 소속 선수들까지 포진해 있다. 호주 입장에서는 8일 일본전 결과와 무관하게 9일 한국만 잡으면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 지을 수 있기에, 이날 경기에 팀의 명운을 걸고 총력전으로 나설 것이다.

팬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이른바 '경우의 수'가 발동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한국, 대만, 호주 세 팀이 서로 물고 물려 동률이 되는 상황이다. 규정에 따르면 승패가 같은 3개 팀이 나올 경우, 동률 팀 간의 맞대결 전적을 따지고 이마저 같으면 수비 이닝(아웃카운트) 대비 최소 실점률을 계산해야 한다.

여기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아웃카운트 대비 최소 자책점률까지 파고들어야 한다. 즉, 이길 때 확실히 이기고 질 때도 의미 없는 실점을 철저히 틀어막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마운드가 무너지며 헐겁게 점수를 헌납하는 순간, 승패를 떠나 타이브레이커 싸움에서 치명타를 입게 된다.



하지만 복잡한 계산기를 두드릴 필요는 없다. 수많은 경우의 수를 단숨에 지워버리는 가장 명쾌한 해답은 결국 대만과 호주를 모두 꺾는 것뿐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우리가 굳이 상대의 결과에 목을 매며 복잡한 셈법을 따질 이유는 없다. 체코전에서 보여준 타선의 폭발력과 짜임새 있는 불펜 운용을 다시 한번 가동한다면, 독기 품은 대만의 저항도 돌풍의 팀 호주의 맹위도 충분히 잠재울 수 있다.


한국은 일본전에 고영표를 예고했다. 일본전도 중요하지만, 대만과 호주전을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금 류지현호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할 압도적인 연승, 그 두 글자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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