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수사기관 '코인 분실'...'관리 허술' 처벌 가능할까
파이낸셜뉴스
2026.03.08 15:02
수정 : 2026.03.08 15:02기사원문
'직무유기·배임 처벌' 주장 나오지만 법조계 "단순 실수, 처벌 어려워"
[파이낸셜뉴스] 검찰과 경찰에 이어 국세청까지 국가기관이 관리하던 가상자산이 유출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해커로부터 탈취 당하는 일뿐만 아니라 관리 소홀과 홍보 실수 등의 문제도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담당 공무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내부 징계 정도 가능할 뿐 직무유기 등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 수사기관 이어 국세청까지
8일 정부에 따르면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이 관리하던 가상자산이 최근 분실되거나 탈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작은 검찰이었다. 광주지검 소속 수사관 5명은 지난해 8월 업무 인수 인계 도중 피싱 사이트에 접속, 범죄 압수물 비트코인 320개를 탈취당했다. 검찰은 이마저도 지난달 해당 비트코인에 대한 국고환수 절차가 시작된 다음에야 분실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범인들이 비트코인 320개를 검찰에 반납하면서 사건은 무마됐지만, 검찰의 내부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경찰의 문제도 곧장 도마에 올랐다. 강남경찰서는 지난 2021년 11월께 임의제출 받은 비트코인 22개가 유출된 사실을 지난달에야 파악했다. 경찰은 유출 시점을 2022년 5월로 추정했는데, 4년간 유출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해당 비트코인 금액은 21억여원으로 파악됐다. 이마저도 검찰의 유출 사건에 경찰이 자체 내부 조사를 진행하면서 뒤늦게 알게 되면서, 수사기관의 허술함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세청은 마스터키 역할을 하는 '니모닉 코드'를 유출했다. 국세청은 지난달 보도자료를 내며 니모닉 코드가 담긴 사진이 노출됐다. 이후 400만개의 PRTG 코인 69억원어치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두 차례나 탈취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피의자는 자수서를 제출했지만, 2차 피의자는 추적 중이다.
이처럼 국가기관의 가상자산 관리가 허술한 점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해당 담당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직무유기 등 형사 처벌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처벌을 통해 내부 기강을 바로 잡고, 혹시 모를 유착 관계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설명이다.
■ "직무유기 처벌? 사실상 어려워"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들에 대한 처벌이 사실상 어렵다고 내다봤다. 직무유기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의도성'이 깔려 있어야 하는데, 이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또 현재까지 밝혀진 조사 결과 실수에 의한 유출 사고인 만큼, 내부 징계 이상의 형사 처벌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형사 처벌을 한다고 해도, 탈취한 피의자들만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업무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소명이 된다고 해도 직무유기로 보기 어렵고, 직무유기로 본다고 하더라도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를 역임한 변호사도 "오히려 피싱 등 공무원이 피해자인 경우로 볼 수도 있다"며 "실수로 발생했던 '관봉권 띠지 사건'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관리자들을 직무유기나 배임으로 처벌하게 되면, 별건수사가 되는 것"이라며 "오히려 이들을 처벌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내부 징계사유일 뿐, 고의로 인한 직무유기나 배임으로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처벌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만약 이들에 대한 감찰과 조사가 이뤄졌을 때, 유착이나 고의성 등이 확인되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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