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파업 불참 시 불이익"…메모리 생산 차질 우려
파이낸셜뉴스
2026.03.08 14:31
수정 : 2026.03.08 14:32기사원문
총파업 동안 평택사무실 점거, 집회 진행
근무하는 인원 명단 관리해 조합과 협의
[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9일부터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 가운데, 향후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반도체 사업 소속 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이 높은 상황에서 노조의 강도 높은 압박이 더해지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생산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본부)는 9일부터 18일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본부 측은 지난 5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투표에서 과반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할 경우 오는 4월 23일 조합원 참여 집회를 열고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들에게 패널티를 부과하겠다며 조합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유튜브 방송에서 "총파업 동안 모든 집행부는 평택사무실을 점거해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며 스태프를 모집해 평택사업장 모든 사무실에서 관리·감독할 것"이라며 "만약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조합과의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배나 해고에 이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파업 불참 직원들을 강제 전배·해고의 1순위로 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노조는 파업 기간 신고센터를 운영해 회사에 협조적인 직원들을 신고할 경우 포상을 주는 제도도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만약 총파업이 진행되면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 상황을 맞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전삼노 주도로 첫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첫 파업 당시에는 우려했던 생산 차질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조 가입자가 급격하게 증가했고 노조의 패널티 전략에 파업 참여율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첫 총파업을 주도한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당시 3만2000여명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초기업노조 조합원만 6만6000명이 넘는다. 이미 임직원의 절반 이상이 가입해 사실상 과반 노조가 된 상황이다.
특히 조합원 대부분인 약 5만명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반도체(DS)부문 소속이다. 업계에서는 파업 시 HBM을 포함한 메모리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6세대 HBM인 HBM4를 양산 출하하고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인 '베라 루빈' 탑재를 위한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엔비디아는 오는 하반기 베라 루빈 AI 가속기를 출시할 계획인데, 노조에서 총파업 시기로 예고한 5월이면 HBM 제조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시점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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