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의 수 뚫으려면 '압승'뿐이다… 벼랑 끝 한국 야구, 가혹한 8강 진출 조건

파이낸셜뉴스       2026.03.08 19:55   수정 : 2026.03.08 20:09기사원문
호주가 일본 꺾으면 한국은 탈락
호주가 일본에게 패하면 한국은 반드시 호주 꺾어야
5점차 이상, 2실점 이하 승리시에만 8강 진출



[파이낸셜뉴스] 머리 아픈 계산기는 잠시 내려놓아도 좋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기적처럼 8강 토너먼트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조건은 의외로 명확하다.

호주전 '5점 차 이상 승리' 그리고 '2실점 이하 방어'라는 단 두 가지 미션만 기억하면 된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연장 승부치기 혈투 끝에 4-5로 패했다. 체코전 대승(11-4) 이후 일본(6-8)과 대만에 연이어 덜미를 잡히며 조별리그 전적 1승 2패, 순위는 조 4위까지 추락했다. 자력 진출은 불가능해졌지만, 아직 도쿄돔의 숨통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다.

기적의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위한 첫 번째 전제 조건은 타 구장에서 열리는 경기에 달려있다. 8일 오후 7시 열리는 경기에서 객관적 전력이 앞서는 일본이 호주를 반드시 잡아주어야 한다. 만약 이 경기에서 호주가 일본을 꺾는 이변이 발생한다면, 한국의 남은 경우의 수는 모두 소멸하며 짐을 싸야 한다.



일본이 순리대로 호주를 꺾고, 한국이 9일 최종전에서 호주를 이긴다면 상황은 흥미로워진다. 조 1위 일본(4승 예상)과 최하위 체코를 제외하고 한국, 호주, 대만 세 팀이 나란히 2승 2패로 동률을 이루게 된다. WBC 규정에 따르면 승률이 같을 경우 승자승 원칙을 따르지만, 이 경우 한국이 호주를, 호주가 대만을, 대만이 한국을 꺾는 이른바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이 형성되어 맞대결 전적으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다.

결국 세 팀 간의 순위는 맞대결 경기에서 내준 점수를 아웃카운트로 나누는 '최소 실점률'로 판가름 난다. 여기서 한국의 명운이 갈린다. 대만은 한국과 호주를 상대로 18이닝 동안 7실점을 기록했다. 호주는 대만전 9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며, 한국은 이미 대만전 10이닝 동안 5실점을 떠안고 있다.

이 복잡한 실점률 방정식을 풀고 한국이 대만과 호주를 발아래 두기 위한 해답은 단 하나로 귀결된다. 9일 호주와의 9이닝 정규 경기에서 다득점을 폭발시키며 '5점 차 이상'으로 크게 이겨야 한다. 동시에 마운드에서는 짠물 피칭을 펼치며 내주는 점수를 '2점 이하'로 꽁꽁 틀어막아야만 대만의 실점률을 간발의 차로 제칠 수 있다. 단 3점만 내줘도 대만에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조건은 가혹하지만, 목표는 한없이 투명해졌다. 타선은 초반부터 불을 뿜어야 하고, 마운드는 단 한 치의 틈도 허용해선 안 된다.

류지현호의 운명을 건 '5와 2의 마법', 그 마지막 혈투가 9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펼쳐진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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